'바보당' 피하려다 '개보신당' 만난 개혁보수신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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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에서 27일 분당해 나온 개혁보수신당(가칭)의 명칭에는 사연이 있다. 28일 신당 측 관계자는 “당초 고려했던 당명의 유력 후보군 중에는 바른보수신당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는 검토 후 곧 폐기됐다”고 밝혔다. 이유는 약칭 때문이었다. 이 관계자는 “내부에서 ‘약칭이 바보당’이 되면 매우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때문에 개혁보수신당이 다수의 지지를 얻어 당명으로 채택됐다는 것.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신당 출범 직후 여의도에서 ’개보신당‘이라는 약칭으로 통용되면서 신당 측은 “바보당보다는 낫지만…”이라면서도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신당이 출범할 때마다 약칭을 둘러싼 여의도의 기싸움은 통과의례처럼 벌어지곤 했다.

2003년 열린우리당이 출범했을 때도, 열린우리당 측은 약칭으로 ’우리당‘을 선호했지만 여의도에서는 “누구 마음대로 ’우리당‘이냐”며 ’열린당‘ 혹은 ’열우당‘이라는 명칭으로 불렸다.

2014년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김한길 전 의원이 주도해 만든 새정치민주연합도 ’새정치‘, ’새정연‘, ’새정치련‘, ’새정치연합‘ 등 다양한 약칭을 둘러싸고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반면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등 비교적 짧거나 우리말 명칭을 즐겨 써왔던 여권은 이같은 혼선이 적었다.

신당 측 관계자는 “공식 약칭은 ’개혁신당‘이다. ’개보신당‘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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