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츠,「한국 여야 대화 재개」 촉구|미, 북 민주화에 영향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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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한남규특파원】 「슐츠」 미 국무장관은 17일 미국은 한국이 폭력 대결에서 벗어나 민주화의 길로 되돌아가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하고 한국에서의 시위종식과 정부와 야당간의 대화재개를 촉구했다.
10일간 동남아를 순방중인「슐츠」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로 가는 기내회견에서 미국정부로서는 『대립하고 있는 한국의 여러 당사자들이 선거제도에 관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고 말했다.
「슐츠」 장관을 수행중인 한 고위관리는 『야당과의 대화를 중단한 것은 전두환 대통령이기 때문에 대화를 재개하도록 전 대통령과 주로 접촉해 왔다』고 말하고 야당의 주요인사들과도 접촉해왔다고 덧붙였다.
한편「필리스·오클리」미 국무성 부대변인은 17일 「솔라즈」 의원 등이 하원 외교위에서 채택하려고 하는 한국관계 결의안 등과 같은 미 의회 결의안은 지난 5월 「시거」 차관보가 의회에 출석해 증언했듯이 유용하고 도움이 되는 것』 이라고 말하고 『미 국무성의 그 같은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고 말했다.
「솔라즈」 의원이 제출한 한국관계 결의안은 18일 하원 아·태소위(위원장 「솔라즈」의원)에서 표결될 예정이며 그 후 외교위와 하원 본희의를 거치게 된다.
이 결의안은 『미의회는 전 대통령이 개헌협의를 중단하고 현행 선거제도로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기로 한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고 밝히고 『정부와 야당이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신뢰에 바탕을 두고 한국의 정치적 장래에 대해 대화할 것을 요구한다』 고 말했다.
결의안은 또 『미 의회는 한국의 정부와 야당간 대화의 주목표의 하나는 한국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선거결과를 확실히 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 으로 믿는다』 고 밝히고『한국의 구성원 모두가 폭력을 정치적 목적에 사용하는 것을 거부할 것을 요구한다』 고 천명했다. 결의안은 한국정부가 민주화를 향해 구체적이고 뜻 있는 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라고 말하고 ▲텔레비전과 라디오방송을 포함한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정당의 조직 및 정치적 과정의 참여에 자유를 보장하고 ▲사법권 독립 및 고문방지 조치를 제도화하고 ▲양심범을 석방, 사면하며 ▲정치를 「문민화」, 한국국민의 재능과 재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조치를 취할 것 등을 아울러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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