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명 사망·실종|해금강 유람선 화재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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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충무·거제=임시취재반】16일 하오 2시50분쯤 경남 거제군 남부면 다포리 앞 속칭 솥뚜껑 해상에서 관광객 86명(선장·선원 2명 포함)을 태우고 해금강 관광을 마치고 충무로 돌아가던 충무 유람선협회 소속 목조유람선 극동호(24t급·선장 박만근·49)가 기관실 엔진 과열로 불이 나면서 침몰, 김복순 씨(61·여·전북 남원시 당암동 472) 등 관광객 27명(남3·여22) 이 숨지고 양재무 씨(46·당암동 469의1) 등 8명이 실종, 51명은 구조됐다.
사고직후 사고해역 근처에 있던 어선·해군 해경 경비정에 의해 구조된 승객 중 박금자 씨 (44·여·대구시 남산동 30의17) 등 29명은 중경상을 입고 충무 기독병원·적십자 병원· 김정오 신경외과 등에 분산입원, 치료를 받고있다.

<관계기사 10, 11면>
사고 유람선에 탄 승객들은 대구 대일 여행사 관광객 39명과 남원에서 광주 임해관광을 이용한 44명, 일반승객 1명 등으로 관광객들은 해상관광을 마치고 이날 하오 귀가할 예정이었다.
사고가 나자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보령호 등 어선 2척과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해군 해경 경비정이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승객들과 바위섬으로 헤엄쳐간 승객들을 구조, 충무로 후송했다.
해군과 해경은 헬기1대와 경비정을 동원, 수색작업을 펴고 있으나 실종자들은 물살에 휩쓸리거나 선체와 함께 가라앉아 모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유람선에는 구명동의와 소화기가 비치돼 있었으나 불이 났을때 소화기가 작동되지 않는 바람에 초기진화를 못해 불길이 목조선 전체에 삽시간에 번졌고 구명동의·구명부이 등은 도난방지를 위해 발화지점인 기관실 위쪽 마루에 밧줄로 묶여있어 사용이 불가능, 인명피해가 컸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사고선박이 출발후 세 차례나 엔진이 꺼져 선원들이 엔진뚜껑을 열고 수리 한 후 항해했다는 생존 승객들의 진술과 선박엔진이 낡은 자동차 엔진을 개조한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선장 박 씨 등 관계자를 입건,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충무시는 김충규 시장을 본부장으로 사고대책 본부를 설치하고 사망자 및 실종자 1인당 위로금 2백만 원과 장례비 2O만 원씩을 우선 지급하기로 결정하고 선주·유족대표 등과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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