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한국판 다우지수’ KTOP3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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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삼성전자의 독주다. 21일 전날보다 7000원(0.39%) 하락한 180만5000원에 마감했지만 장중엔 183만원을 터치하며 사상 최고가를 또 새로 썼다. 올 들어서만 50% 가까이 상승했다.

유망 종목 30개 주가 평균해 반영
올해 11.3% 올라 코스피의 두 배
“이상 기업 제때 솎아내기 어려워”

코스피 지수는 이날 3.98포인트(0.19%) 떨어진 2037.96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보다 6.2% 오르긴 했지만 삼성전자 상승폭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우선주까지 합치면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웃돈다. 곧, 삼성전자를 빼고 계산하면 코스피 지수는 올 들어서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삼성전자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주목받는 지수가 ‘KTOP30’이다. KTOP30은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를 모방해 지난해 7월 처음 도입됐다. 국내 증시의 대표 선수로 활약해 온 코스피 지수가 증시 사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서다. 코스피 지수는 779개 상장사 전체의 시가총액을 가중 평균해 결정한다.

반면, 미국 다우지수나 독일 DAX지수 등 주요국 증시는 수십 개의 우량 종목의 주가를 평균해서 지수를 산출한다. 지수 산출 방식의 차이 때문에 한국 증시만 ‘박스권’에서 맴돌고 있다는 분석이다.

KTOP30은 다우지수와 마찬가지로 우량 종목 30개의 주가를 평균해서 구한다. 올 들어서 21일까지 11.3% 올랐다. 코스피 지수 상승률의 두 배에 가깝다. 시장에서 잘나가는 종목만 집중해서 반영하기 때문에 우량주 중심의 장세에 적합하다. 박명우 한국거래소 인덱스관리팀장은 “KTOP30에는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종목들이 고루 들어 있다”며 “개별 종목 투자는 부담스럽고 코스피 지수에 투자하는 것이 답답하다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KTOP30을 추종하는 상품은 상장지수펀드(ETF) 2종목과 상장지수증권(ETN) 2종목이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시장 초기라 전체 가입액이 1000억원 수준에 불과해, 팔고 싶을 때 마음대로 팔지 못할 수 있다. 또 매년 한 차례의 주가지수 운영위원회를 열어 종목 교체를 결정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다우지수는 편입 기업에 큰 이슈가 생기면 바로 회의를 열어 종목 교체 여부를 결정하지만 KTOP30은 1년에 회의를 한 번만 하기 때문에 ‘이상’ 기업을 제때 솎아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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