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 『노다지』주연|탤런트 김진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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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거친 역사의 풍랑속에서도 생명에의 의지를 「노다지」처럼 움켜잡는 민초들의 이야기야말로 인간의 영원한 드라머가 아닐까요.』
지난 24일 막을 내린 KBS제1TV의 대하드라머 『노다지』(선우휘원작·박병우극본·이종수연출)가 캐낸 연극배우겸 탤런트 김진태(36).
금광 광원출신 김도흡 일가의 가족사를 통해 구한말에서부터 6·25를 관통하는 드라머 『노다지』에서 그는 주인공 김도흡역을 맡아 20대에서 70대에 이르기까지 한 인간의 생애를 통해 역사의 고통을 「육화하는 연기」를 보여 신선한 충격을 일으켰다.
『아버지가 맡은 역이 너무 슬퍼요』라는 딸(8)의 울먹임을 들을만큼 김도흡을 통해 한국인의 무의식에 자리잡은 「서러운 현대사」를 건드린 그는 부친의 고향이 함경남도흥남.
『집안 어르신네들이 겪었을 아픔이 극중에서 저에게 어떤 영감을 준듯 전혀 낯설지 않았어요.』
그는 드라머 『노다지』가 수난의 근대사를 드러냈을뿐만 아니라 들풀처럼 질긴 인간의 생명력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오늘과 결코 먼 얘기가 아니라고 했다. 극중 이념의 차이로 갈라선 두아들에 대해서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있겠어요』라면서 씁쓸한 눈매를 감추지 못할만큼 그는 아직 김도흡의 거친 삶을 벗지못한 느낌이다.
갑자기 쏟아진 시선에 눈이 부신듯 『유명해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나 본래의 자신이상으로 비대해질까 두렵다』면서 『무대는 다양한 인물의 조화가 생명인데 「노다지」의 성공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자신의 연기철학을 말하면서 동료들을 은근히 치켜세울 때 우리는 그가 경력17년의 만수위에 오른 연기자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박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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