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조화…실내악의 진수 선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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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많은 음악회들이 열리고 있고 또 그 음악회들은 그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겠지만 음악자체의 감동만으로 의미를 찾게 해주는 음악회의 수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점에서 27일밤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비엔나 아티스 현악4중주단의 내한공연은 어떤 세속적 의미라든가 혹은 지나간 과거의 영광을 등에 업은 그런류가 아니라 참으로 살아움직이는 음악예술의 본질적 경험을 통해 무한한 감동속에 빠져드는 잊을수 없는 시간을 청중들에게 선물했다.
「모차르트」로 시작해서 「알반·베르크」「슈만」으로 이어지는동안 그들은 실내악이 지니고 있는 완벽한 조화를 바탕으로 청중을 압도했고 어느 한군데도 흐트러짐이 없는 음악적 내용과 무대 매너는 차원높은 실내악의 묘미를 호흡하는데 충분한 것이었다.
특히 「쇤베르크」와 더불어 12음기법을 완성한 「알반·베르크」의 『서정모음곡』은 한국초연 작품으로 현악4중주를 통한 현대음악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 것이었다.
「슈만」의 피아노 5중주에서는 객원으로 출연한 피아니스트 이경숙의 달관된 연주력이 비엔나 아티스 현악4중주단과 호흡의 일치를 이룬 가운데 생동감에 넘치는 앙상블을 재현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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