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억 5000만 거대시장이 기다린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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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호 1 면

지난달 6일 이란의 국영 자동차 제조업체 코드로를 향하는 길은 수많은 차량으로 가득했다. 폴크스바겐의 파사트나 현대자동차의 싼타페 등이 간간이 섞여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이 푸조206과 코드로의 라나 등 소형차였다. 의외로 한국에서 1990년대 단종된 구형 프라이드가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코드로의 자회사인 사이파에서 라인을 인수해 생산했기 때문이다.


이란은 중동·중앙아시아 최대의 자동차 생산국이다. 지난해 14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코드로의 홍보 담당자인 알리 코스라비는 “코드로는 5개 공장에서 3만 명이 연간 7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한다”며 “한국 업체들과도 하루빨리 협력 관계를 확립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올 들어 서방의 경제제재에서 벗어난 이란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1월 미국과의 핵협상을 타결하며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맺은 이란은 중국·러시아·유럽 등과 에너지 개발에 나서는 한편 도로·항만·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계기로 최대 50조원에 달하는 SOC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를 맺는 등 한국과의 경제 교류에도 적극적이다. 이란 산업부 산하 산업개발청(IRO)의 대외담당관인 야사만 리아히는 “한국은 이란·이라크전쟁 중에도 유일하게 철수하지 않아 이란인들에게 호감도가 높다”며 “완제품 수출보다 합작투자 등을 통해 한국의 경쟁력이 높은 자동차·스마트폰·가전제품 등의 현지 생산에 나서 주기를 바라는 게 이란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인구 8000만 명인 이란은 터키·이라크·아제르바이잔·아프가니스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물류의 요충지다. 이란 주간지 라바산의 얌시드 하이다리 편집장은 “고대 페르시아제국 이래로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실크로드의 중심이자 문화·학문·예술의 중심지였다”며 “근시일 내에 3억5000만 명에 달하는 주변국을 아우르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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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이스파한·시라즈= 김창우 기자changwoo.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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