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페만파고…유가불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군함 스타크호의 피격사건은 서방세계의 석유수입량의 20%가 통과하는 세계최대의 석유수송로인 페르시아만에서 발생했고, 최근 석유가가 계속 올라가고 있는 싯점에서 빌생했다는 점에서 석유시장에 일말의 불안을 던져주고 있다.
이란-이라크전쟁이래 페르시아만은 잇단 유조선의 피격으로 항상 위기의 초점이 돼왔다.
최근들어서는 지난 3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입구에 미사일기지를 설치했다는 보도가 나온이래 미국과 소련이 자국선박의 보호뿐아니라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연합선박까지 자유항해를 보장하겠다고 나섬으로써 이 해역에 미소간의 긴장상태가 계속되고 있던 중이었다.
이라크에 우호적인 국가로 간주되는 국적의 유조선에 대한 이란의 끊임없는 공격가운데 금년들어 피격된 20여척의 선박중 16척의 선박 피해를 낸 쿠웨이트는 미국과 소련에 보호를 요청, 이미 소련으로부터 3척의 유조선을 용선했으며 미국과도 11척의 쿠웨이트선박의 미국기사용을 교섭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웨이트로서는 미국이나 소련기를 단 배는 안전하리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이란은 아무리 다른나라 국기를 달았어도 이를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하는가운데 미국군함이 이라크기의 공격을 받았다.
더우기 이지역이 긴장의 초점이 되는것은 이란-이라크의 7년전쟁와중에지금까지 미국의 세력권으로 여겨지던 페르시아만에 소련이 최근 적극적으로 진출의도를 보이고있기 때문이다.
「고르바초프」등장후 소련은 리비아등 강경 아랍국 일변도에서 탈피, 이집트·쿠웨이트등 온건 아랍국은 물론 이스라엘에까지 신축성있는 외교접근을 시도, 중동에서의 발판을 넓히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주목되는 점은 아랍국가들이 세계정세에 대한 안목이 넓어져 미국 편향에서 벗어나 소련을 미국세력의 견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은 이라크와의 강기전에서 이라크에 경제적·정치적타격을 가하기 위해 유럽·일본등 석유수입국들의 대이라크 압력을 노려 쿠웨이트를 드나드는 선박에 공격을 계속했다. 그 결과 미·소가 페르시아만에 적극 개입함으로써 미국은 페르시아만의 군사력을 강화해 이란에 이라크를 무력으로 굴복시킬수없다는 인식을 심는데는 성공했지만 서방의 전략요충지인 이 해역에서 소련과 대결해야하는 부담을 안게됐다.
이같은 미소의 대립가운데 이란은 두나라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며 최근에는 호르무즈해협에 미사일까지 배치, 공공연히 석유항로를 위협해 왔다.
이런 가운데 발생한 미군함의 피격은 18일 유럽석유시장에 영향을 미쳐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유럽석유거래업자들은 이번 사건이 세계석유공급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않으리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으나 페르시아만 지역의 석유거래업자들은 이번 사건이 세계석유시장의 가격에 당장변화를 초래하지는 않겠지만 이같은 상황은 언제라도 변할수 있을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외 소련유조선 마셜추코프호기뢰폭파사건과함께 이번사건은 페르시아만자유항해에 대한 초강대국들의 보호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이유에서다. 페르시아만의 불안은 이지역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있는 한국에도 큰 관심사가 되고있다.
우리나라가 올1·4분기중 도입한 원유는 모두 4천5백13만5천배럴로 이중 페르시아만을 통한 수입량은 51·4%에 이르고 있다.
동자부견해로는 페르시아만 정세가 악화되더라도 원유도입선이 79년과는 달리 중동지역 일변도에서 다변화돼 동남아·아프리카·미주등의 도입량을 늘리고정부가 비축한 물량으로 3개월이상 버틸수 있기때문에단기적으로는 석유수급에 큰차질이 없을것으로 밝히고있으나 워낙 의존량이 크기때문에 이지역 정세는 우리에게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