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자동차등이 견인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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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해 이후의 3저호황에 힘입어 고도성장의 엔진에 불을 붙인 우리경제는 올들어서도 1·4분기중 쾌속질주의 양상을 보였다.
가속도가 붙어 너무 과속으로 달려 자칫 궤도이탈이라도 생기지않을까 우려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지 않겠느냐는 관점이다. 그러나 현재 나타나고 있는것만 보면 적어도 경제성적표의 종합평점은 우라고 할만하다.
우선 실질경제성장률 15·6%는 79년 1·4분기(16·1%)이후 가장·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3저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1·4분기의 10·6%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성장률이다.
지난해 우리경제가 수출 중심으로 호황을 보였지만 올들어서는 건설·경공업·가계소비증가등 내수쪽으로도 경기가 서서히 확산되고 있는점이 평가된다.
또 외채감소에 따른 이자지불감소로 국민총생산(GNP)증가율(13·6%)이 국내총생산 (GDP)증가율(13·7%)보다 1·9%포인트나 높아진것도 작년동기와 크게 달라진 점이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법.이러한 고도성장과 공장가동률및 수출의 호조로 인플레조짐·원자재난·무역마찰·분배문제,그리고 부분적이지만 인력난등의 문제가 지난해보다 클로스업되고 있다.
고도성장이 계속되기위해서는 인플레·인력난·무역마찰등 부작용을 해결해야한다는 문제가 제기된다.정부가 최근 서둘러 물가종합대책을 내놓은 것도 이때문이다.
부문별로 1·4분기중 경제성적표를 살퍼보자.
수출중심의 제조업이 전체성장을 주도한 것은 지난해와 같다.
제조업이 상품수출과 기계설비투자의 활발한 신장에 힘입어 작년동기보다 훨씬 높은 18·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성장률도 12·3%로 높았었다는점을 감안할때 올해 성장률은 과열대책을 생각해야할 정도라고 말할수 있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전년동기대비 16·7%로 계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해 주고있다.
총고정투자중 기계설비투자증가율은 19·9%로 계속 높은 신장세를 보였는데 특기할만한 것은 수입기계설비투자는 전년동기보다 2·4%가 줄고 국산기계설비투자는 35%가 늘였다는 점이다.
활발한 국산대체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우리경제의 견인차인 수출은 전기전자기기(65·8%),자동차 (63·4%),의류(41%),신발류 (22·6%)등을 중심으로 27·2%나 증가했다.용역수출까지 합하면 30·6%.
작년 1·4분기 증가율은 18·9%에 불과했었다.
반면 상품수입은 15·4%,용역수입은 22·3%에 그쳤다.
이처럼 수출중심의 제조업이 호황을 보이는 점은 지난해와 그 기조를 같이하고 있다.
지난해와 다른 점은 경공업·건설업·가계소비등도 서서히 늘어 내수시장이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건설업이 올1·4분기중에는 작년동기대비12· 9%나 성장했다.
공장·점포등 비주거용건물 건설이 크게 확대된 때문이다.
내수와 연관되는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은 15·1%,전기가스·수도사업은 23·8%나 각각 성장했다.
국산기계설비투자가35%나는것도 내수호전의 일익을 담당하는 계기가 됐다.
이밖에 작년 1·4분기중 성장률이 6·5%로 부진한편이었던 경공업부문이 가구(19·5%),음료품(10·1%),섬유(16·2%),의복(15%)의 높은 신장세에 힘입어11·9%나 성장했다.
경공업은 수출보다 내수비중이크므로 경공업의 호황은 내수호황으로 이어지게된다.
한편 내수시장을 뒷받침하는 가계소비지출증가율은 6·8%로 지난해 어느 분기보다 높았다.
고도성장이 이처럼 수출중심의 중화학제조업에만 그치지 않고 내수부문까지 확산된다는 것은 인플레로 이어질 우려를 낳게한다.
지난해 12·5%의 높은 실질경제성장에 이어 금년1·4분기에도 15·6%가 성장했는데 올해 임금인상률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있다는 점도 큰문제다.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돌아가지 않아 상대적 빈곤감이 커질것이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환율절상 압력도 우리경제를 받쳐주는 수출을 불안케하는 요인이 되고있다.
이밖에 원사등 원자재구입난,국제수지흑자에 따른 통화관리,원자재가격및 국제금리 인상조짐도 물가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여러가지 문제점에 대한 충분하고도 세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우리경제의 성장궤도는 보다 안정될수 있을 것이다. <이석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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