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하트』는 바람둥이 대통령 후보 탈락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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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장두성 특파원】88년 대통령 선거를 향한 민주당의 선두주자로서 크게 각광을 받아 온 「게리·하트」 전상원의원이 여자문제로 어쩌면 대통령 선거전에서 탈락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봉착했다.
민주당이 88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전망이 현재로서는 아주 밝기 때문에 더욱 각광을 받아 온 「게리·하트」의원이 이처럼 엄청난 장애물에 봉착하게 된 것은 마이애미 헤럴드지가 지난 4일 「하트」 후보가 지난 1일밤과 2일낮을 금발의 미녀와 함께 지냈다는 기사를 보도함으로써 비롯되었다.
이 신문은 한 여성으로부터 하트가 1일과 2일을 워싱턴에 있는 자기 집에서 한 미녀와 밀회할 것이라는 제보를 받고 3명의 기자들을 워싱턴에 파견, 하트의 집 부근에서 잠복케 했다.
그 결과 이들은 「하트」가 「도더·라이스」라는 29세의 배우지망생겸 모델과 함께 부인이 없는 자기 집에 1일밤 도착해서 2일 하오 같이 나가는 것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하트와 라이스는 자신들이 1일밤 정문으로 들어갔으나 10분 후에 라이스 여인이 다른 방문객들과 뒷문으로 나갔기 때문에 기자들 눈에 띄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사람이 얼마전 바하마에서도 같이 여행을 즐겼고 「하트」가 여러번 라이스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하트 스스로가 시인했기 때문에 두사람 관계가 밀접하다는 점에 별 의심이 가지 않는 것이다.
하트는 이 여인과 정치이야기를 했다고 믿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그의 행동이 부도덕했다는 점보다는 이 중요한 시기에 의심받을 만한 것을 저지른 하트의 판단력 내지 몸가짐에 쏠리고 있다. 대통령 자리를 노리는 사람으로서는 너무 경솔했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비판은 최근 그가 바람둥이라는 소문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더욱 강하게 나오고 있다.
이런 소문을 부인해 왔던 그가 은밀한 장소에서 미인을 만난 것은 위선도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가 이번 염문으로 선두주자의 위치에서 밀려나거나 아예 탈락할 경우 6명의 민주당 대통령 지망자가 남게되지만 모두 하트만큼 지명도가 없고 정책 내용도 모호한 상태다.
그래서 민주당의 일부 지도자들은 모처럼 찾아 온 민주당 우세 경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에드워드·케네디」와「빌·브래들리」 상원의원을 하트 대신 출마하도록 설득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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