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숭동 한국연극의 메카로 부상|신촌의 젊은 연극인들 대거 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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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난해까지만해도 연세대와 이화여대사이의 이른바 신촌오프 브로드웨이지역에는 연우소극장·민예극장·신선소극장·시민소극장·창무춤터 등 실험성이 강하고 기성문화에 대한 도전적 성격을 띤 순수연극·무용 전용 소극장들이 운집해 있었으나 올해 들어 연우소극장·민예극장 등이 동숭동으로 이전하면서부터 신촌연극가는 그 특성이 붕괴되어 가는 느낌을 주고 있다.
또 두 극장의 이전뿐 아니라 신선소극장은 지난해부터 경영 등의 이유로 젊은이들의 라이브음악 콘서트홀과 겸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시민소극장도 지난 3월에 있었던 자체공연 『팽』 이후로 현재 공연기획은 전혀 잡혀있지 않은채 무대와 객석은 텅 비어있다.
이와 함께 시민소극장과 창무춤터 등은 올해말 이전을 계획하고 있어 80년대 들어 우리 연극의 한 흐름을 주도했던 신촌무대는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반대로 동숭동쪽은 기존의 문예회관 대극장과 소극장·샘터파랑새극장·바탕글소극장이외에 올3월에 마로니에극장이 문을 열었고 5월에는 연우소극장이, 6월중에는 대학로극장이 각각 문을 열 예정이다.
또 내년 봄에는 두개의 공연장을 갖춘 극장 동숭동(가칭)이 들어서 모두 9개의 무대가 촘촘히 들어서는 연극타운이 형성된다.
극장들의 밀집 외에도 문예회관·예총회관(연극인협회) 등 지원행정부서 등이 함께 하고 있으며 서울연극연기자그룹의 사무실겸 연습실 등이 자리잡고 있다.
대학로주변에 개설한 극단사무실로는 「현대」「뿌리」「가교」「성좌」「미추」「연우」 「광장」「민예」「대중」「춘추」「바탕골」 등 무려 10여개가 넘어 서울 연극인들의 절반이상이 상주하고 있는 셈이다.
3월에 극단 「민예」「광장」의 전용극장으로 문예진흥원 뒤편 동숭아파트입구에 문을 연 마로니에극장은 40평에 1백30석 규모. 5월1일부터 민예극단의 『서울말뚝이』가 막 오른다.
마로니에극장 건너편에는 극단 대중에서 운영하게 될 극장대학로가 6월 완공을 앞두고 현재 내부공사중이다. 80평에 1백50석 규모.
또 혜화동 로터리부근에 마련된 연우소극장은 60평에 2백석 규모. 오는 5일부터 『칠수와만수』를 개관공연으로 막 올린다. 내년 봄 옛 서울대 총장공관자리에 들어서는 극장 동숭동에는 4백50석의 중극장과 1백석의 소극장 등 두개의 공연장이 들어선다.
이와 같이 동숭동쪽에 예술인들이 몰려드는 이유에 관해 대중극단 대표 조민씨는 『넓고 깨끗한 공간을 가진 건물들이 많다는 것이 큰 이유』라며 『연극인협회·문예진흥원 등이 자리잡은 주변여건도 연극타운형성에 큰 몫을 차지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광장극단대표 문석봉씨는 『대학로에는 문화를 향유하려는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로 늘 붐빈다』며 『관객이 있는 곳으로 극장이 옮겨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밝힌다. <양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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