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타임 양TV 9시 뉴스 시간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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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오는 5월10일부터 실시될 서머타임제도에 따른 KBS와 MBC TV의 프로그램 편성방침이 충돌, 진통을 겪고있다.
서머타임제도란 5월10일부터 10월11일까지 5개월간 우리나라의 시간을 일제히 현재보다 1시간 앞당기는 것을 말하는데 이에 따라 TV프로그램도 1시간씩 앞당기게 된다. 이 경우 서머타임에 적용되는 상오6∼10시, 하오5시30분∼12시의 TV편성시간은 현행시간기준으로 보면 상오5∼9시, 하오4시30분∼11시에 해당된다. KBS와 MBC는 모두 서머타임의 적용을 받는다는데는 이견이 없으나 문제는 밤9시의 종합뉴스시간에서 비롯되고 있다.
KBS측은 정부의 서머타임제도 취지에 따라 현행 밤9시 뉴스를 서머타임 밤9시 뉴스(현행 밤8시에 해당)로 그대로 옮겨간다는 입장인데 반해 MBC측은 이를 수긍하기 어렵다고 반발하고 있는 것.
MBC측은 서머타임 밤9시는 예년의 해질 무렵(밤8시 전후)에 해당된다며 『아직 환한데 웬 종합뉴스냐』고 말한다. 즉 막상 서머타임제도가 실시된다하더라도 국민들의 생활리듬이 갑자기 1시간씩 빨라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MBC측은 지난 10일 자체내 자문회의를 열고 ▲국민들의 생활리듬을 과학적으로 분석함과 동시에 서머타임제도 아래서는 밤10시(현행 밤9시)에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는 방안 ▲저녁방송을 서머타임 하오6시(현행 하오5시)부터 밤12시30분(현행 밤11시30분)으로 조정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MBC측은 나아가 『최악의 경우 지금까지 같은 시간대에 방영했던 양TV사의 밤 종합뉴스가 서로 어긋난 시간대에 나갈 수도 있다』는 발언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대해 KBS측은 『MBC가 아무리 독자노선을 고집해도 결국은 KBS 안으로 따라올 것』이라며 『양TV사가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당국이 KBS 안쪽으로 조정에 나설 것』이라며 비교적 느긋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기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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