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최고령 「모라」선수|"마라톤은 인생의 축소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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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마라톤 인생 22년
보스톤 마라톤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닌 백전노장이 또다시 「인간한계」에 도전한다. 그의 나이 42세.
『인생은 끝없는 마라톤코스와 같은 것 아닙니까. 어렵고 힘들다고해서 도중에 그만둘수는 없지요.』
제2회 서울월드컵 국제마라톤에 참가하는 2백66명의 남자선수중 최고령인 콜롬비아의 「빅토르·모라」씨는 마라톤을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기록수립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극심한 체력소모로 인한 내적 갈등과 외부환경의 악조건을 정신력과 의지로 극복하고 완주하는 것이 더욱 값진 것이라는 것.
22년전 직장인 스포츠동우회에 우연히 가입한 것을 계기로 육상에 입문했다는 「모라」씨는 지난 72년 보스톤 마라톤에서 처음으로 풀코스에 도전, 2시간15분55초를 마크하며 당당히 2위를 차지해 세계매스컴들을 깜짝 놀라게 했었다.
그의 최고기록은 81년(당시 36세) 역시 보스톤에서 수립한 2시간12분55초.
19번의 풀코스를 뛰는동안 단한번도 중도 기권한적이 없는 그는 이번 대회에서 2시간10분벽을 돌파하는 것이 꿈이다.
1남4녀를 둔 아버지로 현재 보고타에서 국립공원관리국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대비, 매일 28∼30㎞씩을 주파했다는 「모라」씨는 내년 서울올림픽에도 출전예정이다.
『내가 마라톤을 그만두는 날은 아마도 내 인생이 끝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1m 75㎝·62㎏. <문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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