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에 개방촉구…영 상공차관「하워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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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뿐 아니라 영국도 최근 일본의 금융·증권·보험시장을 겨냥, 일본이 시장을 열지 않으면 런던의 일본 금융·증권회사 영업권을 취소해 버리겠다는 강경한 으름장을 놓고 있다.
영국정부는 단호한 결의를 전하기 외해 지난 주초「마이클·하워드」상공생 차관을 동경에 파견, 이 같은 최후 통첩을 직전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그 임무를 수행한 「하워드」차관이 서울에도 들러 영국 측의 「요구」보따리를 풀어놓고 10일 떠났다. 그는 체한 중 박유광 경제기획원 대외경제조정실장, 정영의 재무부 차관, 김철수 상공부 제1차관보, 박성감 한은총재 등을 차례로 만났는데 「하워드」차관의 말을 들어보면 통상마찰에 대한 영국의 시각이 과격할 정도로 굳어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으로부터 무슨 약속을 얻어냈는가?
『나는 이번에 협상을 하러 일본에 간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의 결의를 전하기 위해서 갔다. 따라서 무슨 결과를 기대하지 않았다』
(영국의 이번 통첩은 지금까지의 대일 요구 중 가장 강력한 것이다. 최근 통신설비 입찰에서 소외당하는 등 거푸 일본시장에의 접근을 거절당한 영국이「분노」를 드러낸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
-일본이 응하지 않을 경우 일본 금융·증권·보험회사들의 영업 활동을 중지시키겠다고 했는데 국제금융 시장에서의 일본의 비중을 생각할 때 과연 실제로 그럴 수 있겠는가?
『필요하다면 영국정부는 반드시 보복조치를 행동에 옮길 것이다. 다만 보복조치는 금융분야에만 국한된다고 말할 수 있다』
-요즘 특히 미일간 반도체 분쟁이 심각한 국면인데 귀하는 무역전쟁이 시작되었다고 보는가. 또 현재와 같은 통상마찰과 보호주의바람은 어느 나라에도 득될게 없지 않은가.
『그렇다. 무역전쟁은 모든 나라에 피해를 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일본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큰 피해를 볼 것 이라는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무역전쟁이 시작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에 한국에 대해서는 무엇을 요구했는가.
『금융·증권·투자회사의 사무소 개설을 더 허가해 줄 것과 한국이 미국의 지적소유권을 인정해준 소급효를영국에 대해서도 동등하게 적용해줄 것 등이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영국정부기관의 주판으로 양국간 서비스 교역에 관한 세미나를 열기로 합의를 보기도 했다』
-최근 한국의 대외개방·수입자유화 노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직도 좀더 개방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한국정부와 국민은 이제 확실한 성장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역균형이며 무역불균형 은대외관계에서 긴장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철저히 인식해야 할 단계에 왔다고 생각한다. <김수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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