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항공사 계속 무리한 요구|김포에 화물청사 지어주자 또 다른 압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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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국의 장삿속이 너무 일방통행식이다.
끊임없이 한국시장을 개방토록 압력을 더하면서 받을것은 다 받고 줄것은 안주면서 더 달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더욱이 8일부터 UA항공이 한국교민·주재원 13만명, 항공화물 연간1천5백t(점보화물기 15대분)의 미국중부권 항공시장의 중심부인 시카고직행운항에 들어가 짭짤한 잇속을 챙기게돼 우리업계가 큰 타격을 받게됐다.
한미항공협정에 따라 한국측이 김포공항에 미국항공사 전용화물청사를 지어주었으나 미국측은 한국측에 약속한 미주노선의 추가운수권은 주지않은채 도리어 한국내 영업상 불편사항을 해소해 달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미국측 압력 = 미측이 한국측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분야는 해외이삿짐이나 수화물 등 통관절차를 거치지 않은 무환(무환)화물의 자체조업과 국내대리점에 대한 컴퓨터예약시스템도입, 미국의 화물운송 알선업체 및 항공소포사업체의 한국진출 허용 등.
이들 분야는 한국국내법을 개정해야하고 특히 컴퓨터예약시스템의 도입은 국내정보산업분야를 개방해야하는 예민한 사항들로 미측은 아시아국가중 유독 한국에 대해서만 압력을 넣고 있다.
◇미국측 속셈 = 57년 미측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체결된 한미항공협정에 따라 한국내에서 무제한의 항공운수권을 누리고 있는 만큼 미항공운수의 중심권인 시카고를 내주지 않겠다는 속셈.
미측의 추가요구 중 무환화물 자체조업과 컴퓨터예약시스템도입은 시카고를 내주기전에 막강한 미국내 노선망으로 국내항공시장을 잠식하고 한국이 추가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을 계기로 아시아 각국에 같은 조건을 요구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이중효과를 노리고 있다.
◇현안 = 김포공항에 미항공사 전용화물청사를 건립하는 대신 KAL의 미주노선에 오클랜드·시카고·유럽이원권의 추가운수권을 허용해주겠다는 80년 한미간 양해각서의 합의사항 발효여부가 현안.
한국측은 우리가 이행해야할 화물청사(7천7백76평방m)를 지난해 11월13일 준공, 지난 1월30일자로 미국항공사측에 넘겨주었고 3월9일부터 유환수출화물에 대한 자체조업을 시작한만큼 항공회담을 열어 미측의 추가운수권을 허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측은 미국측이 추가운수권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미측의 추가요구사항까지 일괄타결할 용의가 있다고 양보하고 있으나 미측은 80년 양해각서는 시효가 만료됐으며 전용화물청사는 78년의 양해각서와 79년 부속서에서 이미 양국간에 약속한 사항이기 때문에 추가요구를 받아들인 후 6개월간의 유예기간을 두었다가 추가운수권 문제를 검토해 볼 수 있다며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UA항공은 전용화물청사 설계당시에는 전용면적이 필요없다고 사양했다가 완공후 미정부를 통해 전용면적을 할애해달라고 억지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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