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도 레너드 판정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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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근래의 해외프로복싱 경기중 국내의 관심이 가장 높았던 「슈거-레이·레너드」(30)와 「마빈·해글러」(32)의 미들급 한판승부는 전혀 예상밖의 결과 등 갖가지 화제와 진기록을 남겼다.
○…판정에 다소 논란도 있었지만 비디오를 통한 컴퓨터 분석 결과 우승자인 「레너드」가 적중시킨 주먹이 모두 3백6발로 「해글러」의 2백91발보다 15발의 주먹을 더 날린 것으로 나타나 우세를 보였다.
이중 잽은 「레너드」가 48발을 적중시켰고 「해글러」가 이보다 훨씬 많은 78발을 맞췄으나 스트레이트나 훅 등 강도있는 주먹에서는 「레너드」가 2백58발로 「해글러」의 2백13발보다 크게 앞서 판정결과를 뒷받침했다.
주먹의 적중률도 「레너드」가 49%로 「해글러」의 37%보다 앞섰다.
○…사상 최고액의 대전료가 걸린 이번 경기에서 두 복서는 매초당 1만4백74달러(약8백90만원)를 벌어들인 셈.
이 액수는 프로복싱뿐아니라 세계 스포츠사상 최고의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지난82년6월 헤비급의 「제리·쿠니」와 「래리·홈즈」가 15회 경기에서 벌어들인 초당 8천5백76달러(약7백90만원·수익성 2위)보다 약1백만원이 많다.
한편 「레너드」는 이 경기를 포함, 이제까지 주먹하나로 모두 5천4백52만달러(약4백64억원)를 벌어들였다.
○…판정으로 경기가 끝나자 복싱팬들과 일부 외신에서는 두 복서의 재대결 가능성이 크다는 희망적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레너드」의 「마이크·트레이너」 변호사는 경기 하루뒤인 8일 당초 이번 대전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는 「레너드」의 말과는 달리 『그는 2주간 휴식을 취한뒤 앞으로 링에 계속 오를지의 여부를 공표하게 될 것』이라 발표했다. 「해글러」도 『패자로서 선수생활을 마감하기는 싫다』고 말하고 있어 다시 한번 일확천금이 걸린 격돌이 벌어질듯하다. <제정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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