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말씀」을 노래로|유승엽·김미현씨의 이색콘서트 『오소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부처님 말씀을 주제로 한 이색적인 라이브콘서트가 열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마당세실극장에서 펼쳐지고 있는 유승엽·김미현콘서트 『오소라』 (15일까지).
부처님 말씀을 담은 불음가요·판소리·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형태로 엮어졌다.
『오소라』는 『오십시오』라는 뜻의 신조어.
82년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님이시여』이후 불음가요 작곡에 전념해온 유승엽씨(41)가 이번에 새로 발표한 불음가요 제목이다.
학그림으로 유명한 통도사 수안스님이 수행중에 창작한 시에 유씨가 곡을 붙인 것.
『오삽고 가사지 못할망정/나빈양 살마시 오소라/가시밭길 길이 쌓였더라도/헤치며 헤치며 오소라…』
(왔다가 가시지 못할망정/나비처럼 살며시 오십시오…).
맑고 고운 선율이 금세 귀에 와 닿으며 저도 모르게 따라부르게 된다. 『오소라』콘서트는 법구경, 판소리 『발심수행장』, 신곡코너, 뮤지컬 『님의 침묵』 중 두장면, 반야심경 등 5부로 꾸며졌다.
판소리 『발심수행장』은 스님들이 수행하며 암송하는 초발심자경문을 판소리형태로 「재미있고 쉽게」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또 반야심경은 우리말 반고심경에 유씨가 8개월의 각고끝에 곡을 붙인 13분짜리 대작 불음가요다.
이같은 공연을 유씨와 82년이후 그의 작품을 줄곧 불러온 김미현양, 그리고 세실극장단원 등 8명이 펼친다. 유씨는 『혼탁한 세파 속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맑고 깨끗한 부처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이 공연을 마련했다』고 밝힌다.
그는 『기독교는 많은 복음가요가 있지만 불교는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노래가 없는 것이 늘 아쉬웠다』며 『불교의 뜻을 어려운 것으로만 생각하는 대중들에게 이를 쉽게 전달키위해 재미있고 신기한 공연형태를 빌었다』고 말한다.
매일 세실극장에 모여드는 1백여명의 젊은 관객들은 처음에는 다소 어색해했으나 막을 내릴 무렵에는 상당히 공감하고 즐기는 분위기였다. <이창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