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대신할 대표 테마주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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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가 떠난 자리에 로봇 들어서나.'

코스닥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 테마주의 얼굴이 올들어 급속히 바뀌고 있다.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연구성과에 따라 지난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바이오 및 줄기세포 관련주들이 지난해말 이후 눈에 띄게 탄력을 잃은 반면 지능형 로봇과 와이브로 관련 테마주가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 테마 역시 바이오처럼 아직 실적의 뒷받침이 안되거나 반대로 호재가 충분히 반영된 상태라며 투자에 유의할 것을 권하고 있다.

◆바이오 빈 자리 채운 로봇.와이브로=지난해 코스닥을 풍미했던 바이오.줄기세포 테마주는 올들어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논문 조작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한 지난해 12월 중순의 '황우석 쇼크'이후 일부 종목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초 그 공백을 메운 것은 지능형 로봇과 차세대 휴대용 인터넷 기술인 와이브로 관련 테마다.

로봇은 지난해 10월말 정보통신부가 보급형 로봇의 상용화를 추진하겠다는 발표 이후 각광을 받다 올해 초부터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청소용 로봇을 개발 판매하는 유진로봇 외에 관련 부품업체인 에이디칩스.이니텍.CMS 등은 지난해 10월 말 이후 50~150% 올랐고 올 들어서만 평균 30% 남짓 상승했다.

와이브로는 기존 통신 기술과 달리 국내 기업들이 원천기술을 갖춘데다 KT가 올해 대규모 시설투자를 할 계획이어서 실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강세의 이유다.

이들 테마주들은 거래도 활발해 로봇 관련주인 다스텍.에이디칩스와 와이브로 관련주인 단암전자통신.영우통신 등은 올들어 2일부터 6일까지 5거래일 동안 매매회전율이 20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일주일 새 모든 주식이 두차례 이상씩 매매됐다는 뜻이다.

◆신중하게 투자해야=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 테마 역시 위험성이 적지 않으므로 신중한 투자를 권한다.

로봇은 바이오 테마처럼 미래의 성장성에 기대고 있을 뿐 구체적인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대신증권 최재식 애널리스트는 "로봇 산업은 이제 막 태동하는 단계라 테마주로 거론되는 업체들조차 실제 로봇 관련 매출 비중은 높지 않고 혁신적인 기술력을 보여주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지원은 분명 호재지만 개별업체 실적으로 연결되려면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4월부터 시범서비스가 예정된 와이브로는 로봇 테마와는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호재가 충분히 반영돼 개별 기업들의 주가가 결코 싸지 않다는 것.

굿모닝신한증권 김동준 애널리스트는 "일부 업체는 올해 와이브로와 관련해 발생 가능한 매출을 따져볼 때 주가가 과도한 수준"이라며 " 매출.이익 등 실적에 따라 업체별로 차별화가 진행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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