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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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링컨」이 대통령이 되자 한 친구가 브레인을 추천했다. 그러나 「링컨」은 그 사람을 이름조차 거론하지 않았다.
어느날 친구가 물었다. 『당신은 무슨 까닭에 기용하지 않았소?』「링컨」은 한마디로 대답했다.
『그사람 얼굴엔 정신이 들어 있지 않아』
친구는 그 말뜻을 알아 들을수 없었다.
『대통령쯤 된 사람이 얼굴 됨됨이로 사람을 평가하다니 무슨 얘긴가? 얼굴 됨됨이와 재능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링컨」은 이때 예의 명언을 남겼다.
『남자는 40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하네』 성직자는 성직자답게, 학자는 학자답게, 의사는 의사답게, 관리는 관리답게.
중국사람들은 옛날부터 「유인길사」의 5가지 조건을 꼽았다. 역대의 영웅호걸과 성인군자의 얼굴을 보고 찾아낸 공통점이다.
곡미·담협·대이·편체·청음.
곡미(곡미)는 버들잎새 모양의 눈썹, 풍협(풍협)은 수더분한 느낌을 주는 뺨, 대이(대이)는 큼자막한 귀. 바로 노자와 유비 현덕의 모습이 그랬다. 편체(편체)는 회초리모양으로 곧고 남창낭창한 몸매, 청음은 또랑또랑한 목소리.
그러나 세상에 사람을 분별하는 일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옛말에 『중이 미우면 가사까지 밉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타인을 담백한 마음으로 판별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미국의 어느 심리학자는 면접시험의 편차(편차)가 어느정도 인가를 조사한 일이 있었다. 57명의 응모자를 평가하는데 같은 응모자를 놓고 시험관에 따라 1위와 57위로 극과 극의 평가를 하는 예가 적지 않았다.
요즘은 면접을 어떻게 할것인가가 견업심리학에서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가령 달팽이는 겉보기엔 매끈하고 둥근 껍질 속에 들어있지만, 어떤 분위기에선 길게목(?)을 빼고, 그 위에 뿔같은 것도 솟아 있고, 눈도 있어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 모양을 볼수있다.
면접도 꼭 그렇다는 것이다. 상대를 긴강시킨 분위기에서는 판에 박힌 언행밖에는 확인할수 없다. 따라서 심리학자들은 면접자와의 거리를 좁혀 긴장감을 덜어주면 상대의 내면이 노출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총무처는 앞으로 공무원을 채용할 때는 인성을 검사해 국가관, 적성, 인격, 발전 잠재력을 평가하는 모양이다. 인성검사의 무슨 묘방이 었는지는 모르지만 총무처가 먼저 할 일은 국민이 바라는 공븍(공복)의 자세가 어떤 것인가부터 똑똑히 알아두는 것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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