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기숙사도 "바늘구멍"|지방캠퍼스가 특히 심해 입사경쟁률 평균 3대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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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학 기숙사가 좁은 문이다. 입사경쟁이 입학경쟁보다 더 치열하다. 서울대를 비롯, 서울시내 대학은 물론 수원·용인·반월·조치원 등 서울소재대학 지방캠퍼스의 기숙사입사는 하늘의 별 따기.
평균경쟁률이 3대1을 넘어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은 2배나 되는 돈을 내고 하숙을 구해야하고, 서울거주 지방캠퍼스 학생들은 스쿨버스를 놓치면 도로변에서 차편을 찾느라 고역을 치르고 있다.
기숙사 입사경쟁이 치열해지자 서울대와 한양대 반월캠퍼스 등 일부대학에서는 학업성적과 학력고사점수로 입사자격을 제한하고, 전철통학을 할 수 있는 수도권학생들은 신청도 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는 실정.
대학기숙사 입사난이 이처럼 갈수록 심해지는 것은 ▲전국대학기숙사 평균 수용률이 5·7%(국립8·3, 사립3)에 불과한데다 ▲과외금지조치로 입주과외길이 막힌 학생들의 입사희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91년까지(6차5개년 계획기간) 기숙사 수용률을 국립은 25%, 사립은 10%이상으로 늘리는 계획을 세우고, 첫해인 올해 서울대 등 25개 국립대에 1백9억원을 지원하고 78개사립대에는 2백억원의 장기저리융자를 해주기로 했다.
◇입사난=서울대의 경우 9천여명의 지방학생이 있으나 기숙사수용인원은 2천50명. 때문에 인천·수원 등 전철이용권내 거주자는 지원조차 금지되고, 재학생의 경우는 성적평점이 4·3만점에 3·4점 이상이어야 입사할 수 있게 제한하고 있으나 새학기에 재학생용 2백92석에 5백49명이 지원, 1·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연대는 원주캠퍼스에 2백38명을 수용하고 있을 뿐 서울캠퍼스에는 일반학생용기숙사 시설이 없고, 고대는 조치원캠퍼스에는 없으나 서울캠퍼스에 5백33명을 수용한다.
고대의 경우 올해 1학년9백22명이 희망했으나 3백46명만 선발, 2·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대는 지방학생 4천2백40명에 기숙사 수용인원은 5백91명. 공개추첨으로 수용자를 선발한다. 성신여대의 경우는 60명만 수용.
◇지방캠퍼스=이 같은 기숙사 입사난은 서울소재대학 지방캠퍼스에서 특히 심하다.
한양대 반월 캠퍼스는 7백명을 수용하고 있으나 전체학생 7천명의 대부분이 입사를 희망하고있는 실정. 학교측은 올해 신입생의 경우 학력고사 성적 2백47점 이상에만 자격을 줬으나 2백50명 선발에 8백명이 희망, 3·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외대 용인캠퍼스의 경우는 서울거주 학생을 제외하고도 2백76석에 7백여명이 희망, 성적순·학과장추천 등으로 자격요건을 강화하기도 했고, 중앙대 안성캠퍼스의 경우는 1천1백50명수용에 4천명이 몰려 3·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불편=전남여천출신의 윤모군(19·고대철학1)은 『지난 2월초 탈락통지를 받았다』며『가정형편으로 월12만원이상의 하숙비를 감당할 수 없어 석관동 외삼촌댁에 얹혀 불편하게 지내고있다』고했다.
서울에 살고 있는 박모군(19·순천향의대 1)은 『2시간이상 걸려 통학이 어려워 입사신청을 했으나 탈락됐다』며 『통학에 시간을 너무 많이 쓰고 그나마 스쿨버스가 일정시간에 끊어지면 서울까지 오는 차를 편승해야할 때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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