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성악가 오페라로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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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국과 일본의 중견소프라노가 프리마돈나의 결정판인『나비부인』의「초초」역으로 새봄 첫 오페라무대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국제오페라단이 11∼12일(하오7시) 세종문화회관대강당에서 펼치는「푸치니」의 걸작 오페라『나비부인』에서 타이틀 롤의 더블 캐스트를 맡은「마에자와·에스코」씨(36)와 김희정(42)씨가 바로 그 주인공.
2막3장의 오페라『나비부인』은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미국의 해군장교「핑커톤」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다 버림받고 자결하는 일본 기녀「초초」의 사람을 그린 것.
타이틀 롤의 나비부인은 1시간30분 이상을 노래하고 연기함으로써 2시간 남짓 계속되는 오페라 전부를 결정짓는 주요 프리마돈나 역의 하나.「마에자와·에스코」씨는『나비부인』의 본무대인 일본에서 나비부인 역만 15차례이상 단골로 출연한 소프라노로 2월중 동경에서『나비부인』을 성황리에 끝냈고 연이어 한국무대에 진출한 것.
소리가 가녀리면서도 힘이 있고 또한 전형적인 일본인의 모습으로「타고난 나비부인」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음색이 부드러우면서도 극적이고 차지다」는 평가를 받는 김희정씨는 국립오페라단의 공개오디션(78년)에서 높은 경쟁을 뚫고『리골렛토』의 여성주역(「질다」역)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대한민국음악제의『돈 조반니』, 시립오페라단의『나부코』, 김자경 오페라단의 『호프만의 이야기』등 여러 편의 오페라에서 주역으로 활약.
끈기 있고 저력 있는 발성과 원숙한 무대매너의 공통점을 갖고 있는 이들은 주옥같은 아리아『어떤 갠 날』『꽃의 이중창』『사람의 이중창』등을 부르게 되는데 저마다「가장 멋진 나비부인을 그러내겠다」는 의욕에 가득 차 있어 팽팽한 경연의 무대가 될 듯.
김씨는 11일,「마에자와·에스코」씨는 12일 출연.
나비부인의 상대역인「핑커톤」에 테너 김진수·이정희 씨(숙대 교수), 하녀「스즈키」역에는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스칼라좌에서「스즈키」역을 해냈던 메조소프라노 김학남씨 및 황화자씨(성신여대 교수). 인천시립교향악단 출연, 지휘에 최승한씨(인천시향 부지휘자).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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