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츠발언 여야에 깊숙한 파급|양당의 표정과 방한뒤의 정국전망|"정치의 장외화 거부규 해석 민정|주류 불쾌감…신민구상론도 신민|타협종용 관계없이 주체적 여야대화 노력이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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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슐츠」미국무장관 일행의 방한언행이 정가에 깊숙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여야가 이들의 방한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아본다.

<두 "김씨에 초점" 평가>
「슐츠」장관일행의 서울발언에 대해 민정당은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자세지만 내심 고무된 가운데 앞으로 정국타개에 어떤 변수역할을 할것인가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미측이 이번에 전달한 메시지는 개헌 협상의 교착상태에 대한 실망감의 표시와 대화와 타협의 종용에 있으나 그 「타협을 위한 캠페인」의 초점은 두김씨에게 맞춰졌다고 민정당은 평가하고있다.
특히 「클라크」부차관보가 「이민우구상」의 무력화에 강한 아쉬움을 표시한 것은이민우구상의 부활 측면보다『두 김씨의 장외투정 노선이 「타협의 역행」이며 우려할만한 「고집센 대결」 의 형태임을 우회적으로 비판한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더구나 정치문제를 폭력이나 거리의 소요사태로 해결해서는 안된다는 「슐츠」의 발언은 새로운 입장표명은 아니나 시기적으로 정치의 장외화가능성을 명백히 거부한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슐츠」는 미국의 대한정치개입이 「민주화지지」와 「안보지원」의 균형이라는 「교묘한 2중구조」속에서 접근되고 있음을 야당측에 알려주려했다고 당관계자는 분석했다.
민정당은 「시거」 차관보가 강조한 「혁신적 제안」이 다름아닌 타협과 대화에 의한 절충으로 문제해결을 찾는것이라는 「슐츠」의 부연설명과 「타협이 쉬운 문제부터 풀어나가라」 는 「클라크」 의 권유가 최근 자신들의 정국접근자세와 차이점이 없다고 보고있다.
미측이 여권에 대해 강조한 민주화조치에 대해서도 한당직자는 『우리 역시 민주화 의지표명을 해왔고 점진적으로 가시화시킬 계획인만큼 큰 부담과 압력이라고 느끼지 않는다』 고 했다.
이와함께 「내각제가 장기집권 음모」 라는 신민당의 주장을 『이해할수 없다』 (「클라크」)고 한것에 주목하고있다.
이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민정당은 이번 미국무성 대한정책팀의 「타협을 위한시위」 가 야권의 개헌전략에 상당한 혼선을 불러일으킬것으로 주시하고 있다.
6일나온 이민우총재의 선거법청사진제시 요구와 「선민주화론이 당논이 아니다」 는동교·상도동계등 주류의 견제는 야권혼선의 출발이라 보고있다.
『이민우구상의 부활가능성은 야권의 사정으로보아 기대하기 다소 힘드나 부활을 위한 끊임없는 진통이 오랫동안 계속될것』이라고 기대하고있다.
민정당은 야권내 파문을 지커보면서 적절한 시기에 「민주발전조치」를 취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정국의 이니셔티브를 쥘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와함께 소위 「쉬운것부터의 협상 출발」이 「실세대화」라는 두김씨의 강경자세를 다소 퇴조시킬것으로 기대하고있다. 미측이 야당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실세대화에 대해 『여권이 결정할일』 이라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선택적 국민투표에 대해서도 『과정이 복잡하고 페단도 었으며 꼭 이긴다는 보장도 없는것을 하려는것은 이해가 안간다』 고 말한 것으로 보아 두김씨진영에 어떤 자극을 주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한 당직자는 당분간 야당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적시에 협상 테이블로의 유도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호전」 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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