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변호인의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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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를 받게 될 박근혜 대통령이 원조 친박으로 불리는 유영하 변호사를 선임했습니다. 그는 박 대통령과 오래 전부터 인연을 맺어 왔다 합니다. 박근혜 캠프의 법률지원단장, 법률특보를 맡은 경력이 있습니다.

그는 오늘 박 대통령이 이번 의혹의 중심에 있다는 데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시간이 필요하다며 조사 시기를 늦추겠다고 했고, 검찰에 그런 요청을 전달했다 합니다. 이에 따라 금주로 예정돼 있던 검찰 조사 일정이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모든 국민은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으므로, 변호인의 그런 요청이 무리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국민이 이를 무리 없이 받아들여 주느냐는 별개 문제입니다. 지금 여론이 어떤지는 거리에서, 신문에서, 인터넷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여름 민심을 열받게 만들던 전기요금 누진제가 12월부터 바뀝니다. 6단계인 누진구간을 3단계로 줄이고, 최고·최소 요금의 격차(누진배율)를 축소하는 게 골자입니다. 이렇게 하면 가정용 전기요금 부담이 지금보다 상당 수준 인하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집집마다 사용량이나 검침일이 달라 일률적으로 몇 % 인하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결국 내년 여름에서야 나올 듯합니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경기는 나쁜데 물가가 오르는 상황이 된다는 겁니다.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이 나타나는 디플레 현상과는 다릅니다.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인프라 건설 공약이 그 배경입니다. 미국에선 이미 금리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선 달러환율이 치솟는 중입니다. 환율상승으로 높아진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립니다. 결과적으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게 됩니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는 트럼프와의 4년은 우리의 살림살이에 결코 쉽지 않은 시절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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