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연구도 "첨단시대"-과학적 분석 장비 어디까지 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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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문화재에 대한 과학적 연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문화재는 고고학·미술사·금석학등의 학술적 연구를 통해 그 중요성이 밝혀질 수 있으나 때에 따라서는 현대적 기술을 통한 과학적 접근도 필요하다. 특히 문화재의 연대측정·보존등을 위해서는 과학적방법이 응용되어야한다. 최근 고려시대측우기의 진부에 대한 논란도 과학적 방법에 대한 연구가 시급함을보여준 사례다.
문화재의 과학적 분석을 위한 기기로는 국내에 현재 X선 형광분석·중성자방사화학분석·방사성 탄소연대측정등의 기기가 있다. 그러나 열류미네슨트 (Luminescent·발광성) 데이팅장비등 첨단시설은 아직 갖추지 못했다.
국내에서 문화재를 과학적으로 분석할수 있는 것은 X선형광분석기등을 이용한 쇠·구리등 무기물 문화재의 성분분석과 방사성탄소연대측정기를 이용한 나무·섬유등 유기물의 제조연대규명 정도다. 무기물인 광물의 연대측정은·현재로는 불가능하다.
X선형광분석기는 동·철등의 금속제품속에 포함된 성분함률을 정확하게 밝혀내 줄 수 있다.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은 나무·섬유속에 포함된 방사성동위탄소의 양을 가지고 그 유물의 제조연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선사시대와 신석기·구석기 유물등의 연대추정에 많이 쓰이고있으나 2천년이내의 유물에 대해서는 오차가 커 잘 이용되지 않는다.
열류미네슨트데이팅 방법은 우주선의 천연방사능을 광물에 비출때 광물을 구성하고있는 원자와 충돌되어 그 원자에서 발산하는 전자로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첨단기술을 요해 국내에서는 갖추지 못하고 있다.
쇠·구리·납·금·은등을 합금한 광물은 각각 그 시대에 따라 다른 합금방법을 보이고 있다.
우리의 경우 청동기 시대·신라시대·고려시대가 각각 다른 합금방법을 보이게 된다.
유물들의 성분구성에 대한 시대적인 조사가 이루어져 있을 경우 새로이 나오는 유물의 성분을 확인하면 그 유물의 제조연대를 비교 추정할수 있는 것이다.
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장 김동신씨는『시대별로 문화재의 성분을 분석해 「금속재질편년」 을 이루어 놓는 작업이 필요해졌다』 고 강조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최근 이같은 작업을 시작했다. 박물관 유물관리부는 최근 경주감은사지에서 출토된 金銅舍利龕 (금동사리감)의 중성자방사화학분석법으로 성분분석을 했다. 보물 366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 사리감은 서기682년에 만들어진 것이 분명히 밝혀져 있다. 이 유물의 성분분석결과로서 앞으로 동시대유물의 확인에 도움을 줄수있게됐다. 박물관측은 앞으로 실험가능한 유물의 성분분석을 통해 금속유물의 연대별 성분 분석작업을 하여 발굴유물 연대추정의 기초를 마련할 계획이다.
박물관관계자는 『이러한 작업이 진행되면 앞으로는 그 유물의 재질성분에 따라 이것이 국내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인지도 구별할수 있다』 고 밝혔다. 그것은 국내생산광물과 외국산 광물에 포함된 성분사이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문화재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위해서는 기기의 확보와 함께 전문요원의 확보로 기초작업이 이루어지는 여건의 마련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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