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AIDS대책산업 번창|매춘부 사망이 부른 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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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최철주특파원】
지난달 한 여인이 후천성면역결핍증 (AIDS)으로 사망한 사건은 일본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환락가에 드나드는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지는 등 섹스산업이 찬바람을 맞는가하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설치된 9백19개소의 AIDS 상담 창구는 이상증세를 호소하거나 신경과민이 된 시민들의 전화로 손이 달릴 지경이 됐다.
특히 도시지역에 있는 상담창구는 너무나 물려드는 전화로 자주 불통사태를 빚기까지 한다. 의료 관계자들을 위한 AIDS 국제학술회의 뿐만 아니라 일반시민을 위한 동경공개강연회장에는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청중이 몰려 급히 장소를 변경해야할 정도로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
AIDS에 관해 정확한 지식을 요구하는 단체가 늘어나자 전자계산업무를 맡고 있는 2개회사가 재빨리 AIDD라는 데이터 베이스를 온라인으로 설치, 의료기관·제약회사 등에 정보를 공급하기시작 했으며, 정보를 필요로 하는 단체에도 AIDS에 관한 연구논문과 회의록·각국문헌·데이터·연구성과 등의 제공을 서두르는 신속성을 과시하고 있다.
14일 동경에서 개최된 AIDS 공개강연회에는 환자를 다루는 의료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소방서 구급대원·이용사·경찰관 이외에도 고등학교학생들로 초만원을 이루는 이상열기를 보여 주었다. 청중이 어찌나 열심이었던지 강사는 『강당에서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압박감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강연화장에 나온 상담원들은 강연내용을 녹음하거나 일일이 메모, 각 지역에서 상담하러오는 학생들이나 시민이 공포심에서 벗어나 AIDS에 관해 정확한 지식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을 주요임무로 하고 있다.
병원 측 혈액검사원들은 건강진단을 하러온 환자들의 불안한 눈길에 늘 부담을 느낀다. 『AIDS균이 있읍니까』 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들을 안정시켜줄 보다 많은 지식을 갖지 못해 당황했다.
이들은 강연내용을 팸플릿이나 표어 등으로 만들어 일선 현장에서 직접 활용하고 있으며 AIDS에 관한 정확한 지식이 모든 사람에게 전달되도록 하기 위해 병원이나 각 지방단체·대학 등도 인적·재정적 지원을 서두르고있다.
또 후생성은 관계단체가 AIDS에 관한 세미나와 공개강연회를 계속 열어 이에 관한 국민의 경각심을 높일 계획이다.
AIDS 감염방지에 관한 한 일본을 세계의 모범국가로 만들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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