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구득난 갈수록 심해진다|섬유·철강·유화 등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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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수출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따라 수출용 원자재 구하기가 날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드러나기 시작한 이 같은 원자재 구득난은 최근에는 가수요까지 가세, 특히 중소기업 또는 신규참여업체의 경우 원자재를 못 구해 줄을 이어 찾아오는 바이어를 되돌려 보내는 일까지 생기고 있다.
업체마다 원자재 확보 경갱이 치열, 선금을 주는 일은 비일비재하며 심지어는 웃돈까지 얹어 거래하는 실정이다.
품목별로는 섬유·철강·석유화학·전자부품 쪽의 사정이 매우 심각한 실정.
특히 전자부품이나 냉연철판 등은 대일 수입 의존도가 높아 우리 쪽 사정을 갈 알고있는 일본측이 터무니없는 가격인상까지 하고있어 우리 쪽은 구득난과 함께 채산성악화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일본 수출업체들은 핫코일 가격을 t당 7달러씩 인상키로 했는데 지난해 t당 30달러씩 인상된데 이어 이번에 또 다시 추가인상한 것이다.
스웨터·봉제완구·양말의 주원료인 아크릴방적사의 경우섬유호황이 올 들어서도 지속돼 업체마다 수요가 급증하고있지만 태광산업이 울산에 짓고 있는 일산40t능력의 증설공사가 끝나는 11월 이후라야 그나마 다소 숨통이 틜 전망이다.
면사도 작년하반기부터 스웨터와 봉제완구의 수출이 급격히 늘면서 구득난이 6개월 째 지속되고 있는데 그 동안은 부족분을 인도·파키스탄 등에서 수입 해다 썼으나 그나마 작년 말 이들이 우리 쪽의 수급사정악화를 이용, 수출가를 30%이상 올렸다는 것.
이에 대한 응급조치로 상공부가 올상반기 중 수입되는 외견면사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 관세율을 20%에서 0·2%로 대폭 감면했지만 제품수출단가는 원화 절상 등으로 계속 떨어지는 데다 외제 수입가가 너무 높아 업체들이 수입을 기피,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또 엔고로 홍콩·동남아족의 바이어들이 수입선을 한국으로 전환, 최근 들어 나일론사도 원사파동 현상을 빚고 있다. 합성수지원료인 폴리프로필렌의 경우 국내수요가 월 1만7천∼1만8천t에 이르고 있으나 공급능력은 월1만2천t에 불과, 부족 분만큼 수입 해다 쓰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중소업계는 가동률이 종전 90%에서 70%로 떨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원자재 수입에 따른 기업의 자급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품귀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적용을 확대하는 한편 국내메이커들의 출고동향에 대한 감시를 강화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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