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짱다리는 "불치"아니다-김만철씨2여 광숙양 계기로 본 원인과 치료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동토」 에서「따뜻한 나라」로 찾아온 김만철씨 일가가 김포공항을 빠져나올 때 시청자들은 둘째딸 광숙양(14)의 걸음걸이가 이상한것을 볼수 있었다. 이 소녀의 병명은 O각 (일명 안짱다리). 왜 이같은 안짱다리가 되는지, 또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알아본다.
연세대의대 정형외과 장준섭교수 (영동세브란스병원·골대사학) 는 이같은 O형다리의 대부분은 구루병에 의해 뼈가 물러지는데다 체중이 늘어나므로 다리가 밖으로 휘게 된다고 말하고 이밖에 드물기는 하지만 선천척인 기형과 무릎관절부위의 안쪽성장판이 자라지 못해 (브라운트씨병) 생기는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구루병이란 칼슘과 인의 결핍으로 인해 뼈에 정상적인 무기질침착이 잘되지않아 발생하며 이것은 비타민D의 부족에서 비롯된다.
비타민D의 전구물질은 자외선에 의해 D²(칼시페롤)와 D³(콜레칼시페롤) 로 변하고 이것은 간과 신장을 거쳐 가장 활성이 높은 1, 25형 비타민D로 변환되어 뼈의 성장을 돕게된다.
장교수는 이러한 비타민D의 결핍은 음식물중의 D부족으로 인한 것이 가장 흔하고 이밖에 일광이 부족하거나 대기 공해층에 의한 자외선투과장애, 장기간 설사등으로 인한 D의 흡수장애, 약물사용으로 인한 D대사장애등이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구루병은 과거 못살던시절이나 D가 첨가되지 않은 분유를 먹고 자란 1살반∼2살사이의 어린이에게서 주로 발생했으나 지금은 거의 볼수 없는 실정이라는것.
장교수는 또 하나의 원인으로 비타민D는 충분히 섭취하는데도 간이나 신장질환으로 활성화되지 못하는 「비타민D 저항성 구루병」을 들고 광숙양의 경우도 혈액검사와 X선촬영등 정확한 진단을 해봐야 알겠으나 외관상 또는 발육지연·보행상태·나이등으로 봐서 저항성에 속하지 않을까 추정된다고 말한다.
한편 서울대의대 이덕용교수(소아정형외과)는 김만철씨의 말로 미루어 어릴때 영양실조에 의한 비타민D 결핍성구루병이 고정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하고 북의 의학수준이 이 정도도 못고칠 정도인지 궁금하다고 덧불였다.
이의 치료로 5세 미만에서는 1, 25비타민D등 고단위 비타민제나 1a등의 약을 써보거나 보조기로 교정할수도 있으나 광숙양의 경우 변형이 이미 고정돼버려 약물만으로는 힘들고 수술이 범행돼야 한다.
이에는 원인에 따라 다르겠으나 대체로 교정절골술이라하여 무릎바깥쪽 뼈를 쐐기모양으로 잘라낸후 교정하는방법과 바깥쪽 성장판을 일시적으로 자라지 못하게 하는 성장억제술이 있는데 장교수는 여자의 경우 16세(남자는 17세) 쯤에 다리뼈의 성장이 정지하기 때문에 아직 뼈가 성장중일것으로 보여 성장억제술과 정확한 약물을 선택, 투여한다면 희망이 있을것으로 내다봤다.
장교수는 수술후 경과가 좋다면 그동안의 치료경험으로 보아 대개 3∼4개월 정도면 거의 정상보행을 할수있으며 수술비는 4백만∼5백만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신종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