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오 8시까지 숨바꼭질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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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집결=하오1시쯤 을지로입구에 2천여명, 신세계백화점앞에 1천여명의 학생· 시민등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어 하오1시l5분 신민당 이민우총재· 의원10여명· 당원50여명등이 롯데호텔앞, 하오1시25분학생·근로자 5백여명이 초동 명보극장앞, 하오2시30분 종로3가에 학생·근로자 2천5백여명이 집결했다.
◇숨비꼭질 시위=신세계백화점앞에 모인 2천여명은 하오1시5분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자 제일은행 본점옆 골목과 시민들 사이로 흩어졌다 잠시 후 다시 모이는 방법으로 하오8시까지 산발적인 시위를 계속했다.
또 명당극장로터리에 모였던 학생· 근로자 5백여명도 머리띠를 두르고 구호를 외치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자 자동차보험빌딤과 명보극장뒤골목으로 흩어겼다 다시 모이는 등 곳곳에서 숨박꼭질시위가 계속됐다.
◇추도식=명동성당 출입이 완전 차단된 채 미리 들어가 있던 준비위원·명동천주교회 청년단체연합회회원· 신도등 8백여명이 하오2시 추도회를 자체적으로 개최했다. 하오2시 박종철군의 나이만큼 21번의 조종이 울린 후 시작된 추모미사는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김승훈신부와 50여명의 사제들이 공동집전했다.
추도미사에 이어 열린 국민추도회는 박군의 초상화와 금색철제 십자가를 앞세운 사제단신부를 선두로 성당입구까지 침묵시위를 벌인 뒤 성당 앞을 막고 있던 경찰들과 대치된 상태에서 치러졌다.
◇타종·경적=서울 을지로2가164 향림교회에서는 2시정각 타종과 함께 「뜻없이 무릎꿇는」이라는 찬송가와 박군추도시를 옥외스피커를 통해 10여분간 방송했다.
광교에서 광화문쪽으로 가던 택시·버스·승용차등 일부 차량들은 하오2시정각에 경적을 울렸다.
종로1가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지나가는 택시를 세워 경적을 눌러대기도 했으며 일부 버스회사에서는 경적을 못 울리도록 아침부터 체거한 회사도 있었다.
◇가두 추도회=하오2시 신민당 이민우총재등 당원· 시민 3백여명이 서울다동 신한은행 본점 앞에서 약식추도식을 가진것을 비롯, 비슷한 시각에 3·1빌명앞 5백여명, 조선호텔 앞 3백여명, 을지로입구구 6백여명이 각각 노상 추도식을 가졌다.
◇파출소 피습=하오2시10분쯤 학생 50여명이 종로3가 파출소와 종로3, 4가 동사무소가 들어있는 통합건물을 급습, 파출소 출입문읕 통과 화염병으로 박살낸뒤 파출소장 김현용경위 (53)등 직원10여명을 몰아내고 연탄난로를 뒤엎어 책상위 서류일부를 불태웠으며 이과정에서 경찰무전기 6대가 분실됐다.
◇지방 추도 대회=부산 시내에서는 대학생등 2천여명이 하오5시까지 도심지 곳곳에서 20여 차례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낮12시40분쯤 부산대생등 3백여명이 광복동 부영극장 앞길에서 가두시위를 벌인 것을 시작으로 하오2시쯤에는 김광일변호사등 「부산민주시민협의회」 간부들과 「박종철군 부산시민추도회 」 준비위원등 5백여명은 남포동 부산극장앞에서 15분동안 노상추도회를 가졌다.
이어 하오3시쯤 학생· 시민 1천여명이 남포동 제일극장 앞길에서 대형플래카드를 앞세우고 시위를 벌이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해산시키자 시위대는 인근 남포파출소에 돌을 던져 파출소 유리창 3장을 깨뜨렸다.
광주에서는 하오2시 전남도청앞 YMCA빌딩에서 열릴 예정이던 추도대회가 경찰의 제지로 무산되자 대회장 주변 금남노4· 5가, 충장노등 도심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하오2시 대회장 맞은편 대한투자신탁 광주지점 옆 골목길등에 숨어 있던 시민·학생등 3천여명중 1천여명이 함성과 함께 대회장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의 무차별 최루탄세례를 받았다.
광주에서는 하오 6시까지 3백∼5백명 규모의 산발적 시위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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