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시위군중 곳곳서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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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3만경찰의 3중빗장경비속에 「명동성당 박종철군추도회」 에 참석치 못한 재야인사· 신민당의원· 당원·학생들이 도심곳곳서 숨바꼭질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경찰은 무차별 최루탄발사로 맞섰고 화염병투척에 파출소와 전경수송버스가 일부불타는등 곳곳에서 충돌이 잇따랐다.
경찰은 시위현장에서 2백여명을 연행했다.
명동성당으로 가려던 학생들은 경찰의 제지로 뜻을 이루지 못하자 종로2가 보신각부근에서 종로3가 단성사에 이르는 대로변 골목마다4백∼5백여명씩 모두 2만여명이 1∼2분간씩 게릴라식 시위를 벌이며 노래를 불렀다.
시위군중들이 광교· 신세계백화점앞· 미도파백화점앞등곳곳에서 동시다발 시위를 벌이자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 주말의 명동일대와 종로·을지로통은 죄루탄가스로 눈코뜰수 없는 수라장으로 변했다.
하오 2시정각 명동성당에서 21번의 종소리가 울려퍼진것을 비롯, 각 교회에서는 1분간쫌 일제히 타종했고 운행중인 차량도 곳곳에서 경적을 울렸다.
경찰은 시위현장에서 해산명령에 불응하는 군중들을 마구잡이로 연행했으며 하오1시20분쯤 조선호텔앞길에서 시위를 지켜보던 금룡호씨(36·건축업· 서울성수1동123)가 경찰이 쏜 사과탄에 맞아 이마가 3㎝쯤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파출소>
하오 2시10분쯤 종로3가 피카디리극잠 앞길에서 시위를 벌이던 학생50여명이 종로3가파출소를 점거, 서류를 불태우고 사무실집기등을 부쉈다.
학생들은 피카디리극강 옆골목길에 몰려서있다가 동료학생 3백여명과 함께 시위를 벌이다파출소를 향해 돌을 던져 출입문을 부수고 들어가 근무중이던 김현용소강등 10여명의 경찰및 방범대원을 밖으로 몰아내고 연탄난로를 뒤엎어 서류를 불태우고 전화기4대를 각목등으로 내리쳐 부쉈다.
학생들은 또 방범대원등이 갖고있던 무전기 6대를 빼앗고 화염병 3개를 파출소바닥에 투척, 불을 질렀으며 이불로 파출소벽이 검게 탔다. 학생들은 2O여분동안 파출소를 들락거리며 난동을 부리다 진압경찰에 밀려 달아났다.
또 같은 시간에 파출소옆 소방관파출소도 학생들이 던진 화염병으로 불이나 소퍼1개등이 타고 출입문 유리창등이 크게 부서졌다.
이 시위로 파출소장 김현용경위와 소방사 박종수씨(39) 등 2명이 학생들이 던진 돌에 각각 오른폭 무릎을 맞아 상처를 입었다.
또 종로2∼3가간의 교통이 1시간동안 두절됐으며 학생들이 보도블록을 깨뜨려사용하는 바람에 보도곳곳이 파손되고 거리는 최루탄가스와 학생들이 던진 돌로 난장판을 이루었다.

<전경버스에 불>
하오1시50분쯤 학생2백여명이 구호를 외치며 10여분동안 시위를 벌이며 차도로 나섰다가 경찰이 최루탄을 쏘자 돌과 화염병을 던져 파고다공원옆 골목길에 세워져 있던 호송용 경찰버스유리창 1장이 깨지고 화염병에 의해 불이 붙었으나 버스안에 있던 경찰이 소화기로 즉시 진압했다.

<경적·타종>
하오2시 대회개최시간이 되자 을지로·종로· 퇴계로등 서울시내 곳곳에서는 박군의 죽음을 애도하기위해 차량들이 경적을 울렸고, 명동성당등 성당과 교회에서는 타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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