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엔 국경이 없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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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국땅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목소리를 만드는데 한몫을 하고 있는 우리 부부를 보면 새삼 음악에는 국경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지난 1년반 동안 1백여명의 한국인 단원들 사이에서 소리없이(?)시향의 하머니를 이루어온 미국인「브라이언· 렉」 (31·트럼핏)·「크리스틴·텍」 (27·플릇) 부부.
서울시향 측이 현악파트에 비해 열세라는 관악파트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관악기 연주자를 물색하던 차 미국 여행 중에 발탁한 이들 부부는 LA의 한국인 나성오키스트러 단원으로 활약 중이었다.
『어느 파트가 강하다, 약하다고 말하기보다 각 교향악단의 특색으로 보는게 좋을 겁니다.
시카고 심퍼니의 경우 관악파트의 소리가 강하다는 얘기를 흔히 하니까요. 지휘자가 어떤 소리를 원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어려서부터 약18년간을 악기와 함께 살아왔다는 이들은 남 캘리포니아대학원 (USC)동창생.
결혼6년째인 이들은 5개월전 조산원의 도움으로 여의도 시범아파트 자택에서 그토록 바라던 아들(「애론」)을 출산해 서울의 생활이 특히 즐겁다고.
「시향친구들의 성화(?)」로 지난해 11월엔 이들을 초청, 순 한국인 백일잔치도 벌였다.
『한국에선 우선 범죄의 위험이 없어 밤늦게까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쇼핑하거나 산책할수 있으니 정말 자유스럽고 행복해요』1년 단위로 단원 계약을 경신해 가고있다는 「렉」 씨 부부는 한국에서의 생활이 가급적 오래 계속되길 바란다고 덧붙인다.
『1백11명의 단원이 함께 연습하기보다 각 파트별로 연습한 후 전체 리허설을 갖는다면 문제점을 보다 쉽게 보완해 갈수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 부부는 서로의 음악을 평하는데는 지나칠이만큼 철저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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