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은 농구"의 판정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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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5년 무관(무관)의 불명예를 깨끗이 씻으면서 84년 맹위의 저력을 재연했다.
전반 8분20초쯤 27-14로 벌어진 점수차는 시종 좁혀지지 않은채 그대로 계속됐다.
삼성전자의 낙승. 젊음의 패기(중앙대) 큰 자극을 주었다.
30일 86농구대잔치 2차대회 결승리그에서 중앙대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삼성전자의 승리는 「무르익은 농구」의 맛을 보여준 가운데 국내남자농구가 명실공히 삼성전자·현대·중앙대의 「삼국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선언한 셈이다.
9천여 관중이 몰린 이날경기에서 삼성전자는 은퇴를 앞둔 노장과 전성기의 소장파가 「기와 투지」의 합일체를 연출, 최고의 막강파워를 구사했다.
30대노장 신동찬(신동찬·32) 박인규(박인규·32) 임정명(임정명·30)이 초반부터 골밑을 마구 돌파, 패기의 대학팀 중앙대공격을 봉쇄했고 여기에 팀의 슛제조기 김현준(김현준·28)과 조동우(조동우·31)가 중거리포를 터뜨려 일찌감치 승세를 굳혔다.
주전평균연령 31세로 국내 최고령팀이 결승리그에 오른 최연소팀(평균23세)을 여유있게 제압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김인건(김인건) 감독은 『노장들의 맹활약이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나이때문에 은퇴를 거론하고있는 이들의 분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은퇴는 올대회가 모두 끝난뒤에나 이들의 의사와 능력에 따라 재고해야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승리로 1차대회 준결승에서 중앙대에 당한 패배(77-69)를 설욕했고 84대회 최종결정전이래 2년만에 정상에 올랐다. 85대회에서는 현대가 l, 3, 4차를 중앙대가 2차대회를 각각 석권.
끈질긴 재기의 노력 끝에 이룬 삼성전자의 우승은 앞으로 남자부의 세력판도를 예측키 어려운 난전으로 몰아갈 돌풍으로 지적된다. <제정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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