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을 풀어준다 『십대들의 쪽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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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 쪽지는 갈만한 곳도 없고, 쉴만한 곳도 없고, 터놓고 이야기할수 있는 상대도 없어 홀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을 보며 도움이 되고자 한젊은이가 눈물로 만들고 있읍니다 .』
이상의 간행사가 매번 뒷면에 인쇄된 32절지(12·5㎝×17·5㎝)16페이지의 작은책인 월간『십대들의 쪽지』가 청소년들 사이에 조용한 파문을 일으키며 읽혀지고있다. 한국장로교신학대학 출신으로 올해 32세인 젊은이 김형모씨가 84년9월부터 매달11만부씩을 발행하여 각급 고등학교·직업청소년학교·소년원·청소년보호소등에 무료로보내고 있는 책.
28일로 스물네번째 『십대들의 쪽지』가 발행되었는데 그동안 나왔던 책들은 청소년들의 요청으로 2월초에 23권을 모은 묶음집이 출판된다.
『대학시절 교회에서 주일학교 중·고등부 교사를 하면서 청소년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읍니다. 이성문제, 가정문제, 성적과 가치관의 문제, 숱한 문제로 고민하는 그들을보고 돕고싶었읍니다.』 그래서 그는 81년부터 10대청소년들의 공통된 고민거리에 대한 조언과 격려의 글등을 묶은 한장의 팸플릿을 매주 만들어 인근 중·고등학교에 보냈고 그것이 인기가 높아 『십대들의 쪽지』로 발전했다고 한다. 목사의 길보다 이일이 자신을 필요로 한다고 믿었다.
『십대들의 쪽지』는 10대들에게 어필할수 있는 명시나 명언, 사회인들의 기고, 10대들의 편지와 고민상담등으로 꾸며진다. 그중 가장 독자들의 반응이 좋은것은 「친구들의 쪽지」난. 10대 청소년들이 불우한 환경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수기식으로 쓴 것이다.
또한 「마음의 고통을 돕기위한 쪽지」는 매달 청소년들이 고민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최근호 스물네번째책에는 자신감을 갖기 위한 10가지 충고가 담겨있다.
①남이 아니라 어제의 자기자신과 경쟁하라 ②마음에떠오르는 훌륭한 생각들을 불가능하다고 묵살하지말라 (그꿈을 믿어주는 자가 되라) ③완전한 사람으로 가장 말라… ⑤바꿀수 없는 부분은 받아들이라(얼굴생김새·목소리작은키…) ⑦성공할수 있다고 말하라… 등이 그 내용.
『십대들의 쪽지』에는 한달평균 1천여통의 청소년들 고민편지가 몰려온다. 따라서 혼자 기획·원고청탁·편집등을 도맡아하는 김씨는 고민편지에 담당해줄 사람을 구했다.
가정주부인 안병원(44)·장우순(40)·조려자(36) 씨등을 비롯, 조한순(37) 신지태(21) 씨등 8명이 봉사자로 나섰고 그들은 매주 화요일11시 태화기독교 사회복지관에서 만나 편지내용에 따른 잡강쓰기등을 의논한다.
김씨가 10대가 보내온 편지 5백통을 토대로 분류해본 그들의 고민은 ▲이성문체(순결상실·이성친구) ▲가정문제(부모불화·가난) ▲삶의 방법 ▲친구문제 ▲성적과 공부 ▲선생님과의 관계순. 『10대들의 심성은 참으로맑고 순수합니다. 청소년들의 가장 큰 문제는 부모등 기성세대와의 단절입니다. 가난보다 더 큰 고통이 애정없는 부모지요.』
강연·원고쓰기·방송등 10여가지의 일을하며 매달5백여만원의 출판비 대부분(30%정도 후원)을 충당한다.
86년 가을 결혼한 그는 직장관계로 아내 강금주씨(전남 고흥여상교사)와 따로 살며 불광동 단칸방을 거처이자 편집실로 사용하고 있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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