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의원 가슴에 근조리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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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서울대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을 따진 26일 하오의 국회본회의는 사안의 성격상 여야격돌이 예상됐으나 여야 다같이 진지하고 숙연한 자세로 문제에 접근했고, 답변에 나선 정호용내무장관 역시 겸허한 사죄의 표시와 고문근절을 위한 강한 의지표명을 해 순항.
야당의원들이 민정당측 의원들 질문과 정부답변 중 간헐적으로 야유를 보내긴 했으나 전반적으로는 시종 차분한 분위기여서 민정당측도 만족한 표정.
처녀답변에 나선 정내무장관은 『이같은 불행한 사건이 발생한데 대해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는 식으로 거듭거듭 사과하고 고문 등 인권침해의 근절에 대해 「절대로」「어떠한 경우든」이라는 수식어를 동원, 강한 의지를 표명.
정장관은 장기욱의원(신민)이 광주사태당시의 군책직을 물은데 대해 『오늘 의제와는 전혀 관계 없으나 질의하신 의원의 인격을 존중해 답변한다』며 『특전사령관으로 예하 3개여단을 광주사태진압을 위해 작전배속 했으나 지휘권은 당시계엄지휘관에 있었다』고 밝히고 『본인도 가슴아픈 일로 느끼며 희생된 광주시민과 군경에게 진심으로 명복을 빌 따름』이라고 답변.
이날 신민당측 의원들은 가슴에 「근조 고 박종철군」이라는 검은 리본을 달고 나왔다.
한편 이재형의장은 최영불부의장이 방미 중이어서 혼자 끝까지 사회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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