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대 천여명 시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서울대·서강대·경희대·서울시립대등 서울시내 4개대생 1천5백여명은 20일하오 각각 교내에서 경찰의 고문으로 숨진 서울대 박종철군에 대한 추모모임을 갖고 교내시위를 벌였다.
서울대생 1천여명은 20일하오1시50분쯤 교내 학생회관2층라운지에서 「고박종철군 추모제」를 가진뒤 하오3시5분부터 아크로폴리스광장에 모여 「살인정권 타도를 위한 관악2만학우 궐기대회」를 갖고 교내시위를 벌였다.
추모제는 민주 애국 열사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돼 시종침통한 분위기속에서 언어학과·전학련건준위·민주화실천가족협의회의 추도시낭독순으로 진행됐다.
언어학과 여학생이 「우리는 결코 너를 빼앗길수 없다」는 제목의 조시를 낭독할때와 지난해4월 서울 신림 4거리에서 전방입소교육에 반대, 분신자살한 김세진군(당시22세·미생물4년)의 어머니 최순정씨가 추도사를 읽는동안 학생들은 고개를 떨군채 오열했다.
추모제에는 민헌연인권연구위원장 이협씨(63)와 민주화실천가족협의회 회원30여명이 참석, 라운지에 마련된 박군의 빈소에 분향했다.
집회를 마친 학생들은 하오4시30분 교문앞으로 몰려가 『고문 자행하는 치안본부 등을 해체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다 하오5시쯤 자진해산했다.
이날 학교밖에는 경찰1천여명이 배치 돼 있었으나 학생들과의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민청련전의장 김근태씨의 부인 인재근씨(35)와 민청련회원 10여명및 타교생20여명이 이날 추모제에 참석하기위해 하오2시쯤 교내로 들어가려다 경찰에 연행됐다 풀려났으며 경찰과 학교측의 제지로 교문에서 실랑이를 벌이던 김홍태군(21·국사3·구속중)의 어머니최의숙씨(47)가 떼밀려 넘어지는 바람에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