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살림났다" 티격태격|동강난 「미술평론가협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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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미술평론가협회가 두동강 났다. 한국미술평론가협회(회장 이일)는 협회보 『미술평단』 제3호 (86년12월30일발행) 「미평게시판」을 통해 김윤수 성완경 원동석 유홍준 윤범모회원이 민족미술평론가협회를 결성했다는 이유로 제명되었음을 공고했다.
제명이유는 이들이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회원인데도 협회와 일체의 사전양해없이 새로 발족한 민족미술평론가협회에 가입했으므로 그것을 의도적인 집단이탈로 간주, 자동으로 제명했다는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9월6일 민족미술협회사무실(서울인사동경미빌딩5층)에 김윤수 성완경 원동우 유홍준 윤범모씨등이 모여 화가구속·벽화철거등 큰 미술사건이 있었을때 협회가이렇다할 입장도 표명하지못했음을 아쉬워하면서 민족미술평론가협회 창립의 필요성을 논의한것이 불씨였다.
이같은 필요성을 절감한 민족미술협회는 지난해9월에 발행한 협회지 『민족미술』에 민족미술평론가협회의 결성을 보도하면서 회원은 김윤수 성완경 원동석 유홍준 윤범모 심광현 최열 나원식 최민(재불) 장소신(재미) 이태호(재미)씨등이라고 밝힌것.
회원당사자들은 실체가 없는데도 오간 이야기만으로 기정사실화한것은 너무 서두른감이 있다면서 민족미술협회측에 정정을 요청, 올2월에 발행되는 『민족미술』3호에 정정기사를 싣기로했다.
이런 와중에서 한국미술평론가협회가 제명을 단행한데 대해 당사자들은 전화한번 안해보고 전체회의에도 회부하지않고 그런결정을 내린것을 유감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이일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은 『협회의 테두리안에서도 민족미술을 위한 활동을 할수있는데 별개단체를 조직한것은 한솥밥을 먹지않겠다는 집단의사로밖에 간주할수없어 명분상 제명을 하지않을수없었다』 고 밝혔다.
하지만 『개별적으로는 아무런 유감도 없고 평론가로서 같이 일하고 유대도강화하자』고 덧붙였다.
이른바 민족미술평론가협회쪽 유홍준씨는 『민족미술협회안에도 평론분과가 있기때문에 협회속에서 평론활동을 해야할지, 별개의단체를 만들어야할지는 의논해서 결정할 일이다』고 제시했다.
유씨는 그러나 『어떤쪽을 택하든 민족미술의 중흥을위해 밑거름이 될것』을 다짐했다.

<이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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