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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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작가론과 작품론이 많고 원론적 시론의 글도 적지 많았다. 그러나 발표 매체에 대한 고려없이 기말논문 성향으로 일관되어 있는 글도 많았다. 『조지훈시에 나타난 꽃과 촛불의 심상』 『심훈·혁명적 열정 또는 예언자적 지성』 『김수영시의 부정정신』 등은 비평적 박력에 약한 편이다.
『소설의 쓰기와 읽기』 『폭력의 묵인과 망각의 분노』 등은 너무 큰 주제여서 현재의 분량이 주체를 못하고 있는듯이 보인다.
『당대현실과 작중현실』 『이동순론』 『감금의 상상력과 그 소설적 해부학』은 모두 자가론·작품론이다. 비평 대상에 대한 애정에 의존하여 면밀한 검토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 공통성이 있다. 『당대현실…』은 잘 읽힌다는 강점이 있으나 너무 개괄적이어서 치밀하지 못하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동순론』은 너무 메시지에 의존하고 있어서 낱낱의 시편에 대한 보다 엄밀한 접근이 아쉬웠다.
『감금의 상상력…』이 엄밀성에 있어 위의 두작품을 압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작품론으로 주제를 한정시킴으로써 일반적인 개괄성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현학적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으나 작품의 정독, 그리고 전체성에 대한 고려가 돋보여서 당선작으로결정했다. 유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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