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플라시도·도밍고」 런던공연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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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파리=홍성호특파원】스페인이 낳은 금세기 최고의 테너가수「플라시도·도밍고」(45)가 런던에서 지난 17일 가지려던 공연을 내년 1월29일로 연기했다.
이유는 그가 15파운드 50실링(약1만9천원)에서 50파운드 50실링(악6만2천6백원)까지로 책정된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고 주장, 요금을 낮출 것을 요구했으나 그의 프러모터인「제프리·크루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
「도밍고」는 공연 예정일하루전인 16일밤 런던의 템즈TV쇼에 출연,『흥행 수익을 추구하는 프러모터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대형극장에서의 공연은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 입장료를 대중화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면서 공연 연기를 밝힌 것.
프러모터인「크루거」는 이에대해「도밍고」의 일방적인 공연 연기 선언은 전문 직업인의 행동이 아니라고 신랄히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설사 입장료가 비싸 청중들이 극장을 가득 메우지 못한다 하더라도 공연 자체를 연기한다는 것은말도 안된다고 반박했다.
런던 웸블리 극장에서의 공연을 보기 위해 이미 4천명 이상이 표를 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런던의 언론들은「도밍고」의 공연이 그대로 진행됐다면 청중은 극장 좌석의 절반정도 밖에 차지 못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밍고」에 앞서 같은 극장에서 공연을 가졌던 이탈리아 출신의 오페라 스타이며 「도밍고」와 쌍벽을·이루는 세계적인 테너「루치아노·파바롯티」의 경우 같은 입장료로 매진되는 성황을 이루었었다. 「크루거」나 언론보도 내용에 따르면「도밍고」는 자신의 라이벌인「파바롯티」와의 관객동원 경쟁에서 지기 싫어 공연을 늦추었다고 볼수 있다.「도밍고」는 지난1월 런던에서 있었던 멕시코 지진피해 복구를 위한 로열 갈러 자선콘서트에도 참여하지 못했고, 코벤트 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있을 예정이던「베르디」의 오페라『시몬보카네그라』공연도 갑작스런 탈장수술 때문에 취소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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