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학회 회원제명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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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한국정치학회(회장 신명순 연세대 교수)가 회원 3백여명을 제명해 파문이 일 조짐이다. 2천여명의 회원이 가입하고 있는 이 학회는 최근 5년 이상 연회비 5만원(시간강사 3만원)의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회원들을 중심으로 회원에서 제외키로 결정했다.

인터넷 홈페이지(www.kpsa.or.kr)와 학회 소식지를 통해 발표한 대상자는 정회원 2백55명, 준회원 51명, 기관회원 21개 등 총 3백27회원. 이는 회원들의 '무임승차'를 배제하겠다는 회장의 공약사항에 따른 것이다.

홈페이지도 '학회비 납부를 제도화해 학회의 경상 운영비를 최대한 감축하기 위한 조치'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번에 제명된 학자들은 원로는 물론 외국에 유학을 가거나 활동하고 있는 학자, 또는 국내에서 학위논문을 쓰느라 학회에 소홀한 경우 등 다양하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리영희(한양대).박봉식(전 서울대 총장).송복(연세대).장을병(정문연 원장).정세현(통일부 장관).허경(연세대 교수)씨 등 원로 학자들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한 중견 정치학자는 "원로들의 원숙한 인식을 배워야 할 시점에서 이들을 배척한 것, 그것도 공개적으로 명단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처리한 것은 그들의 명예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정치학계의 인적 자원을 스스로 파기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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