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교실「주관식 입시」비상|발등에 불.…방학중 보충수업 서둘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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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고교교실에 「주관식출제」비상이 걸렸다. 대학별 제2외국어 선택 쇼크로 고2교실이 당황하고 있다.
8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주관식 문제가 30%나 출제되고 동일 선택군으로 묶여 전 실업·제2외국어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를 대학이 지정할 수 있게됐기 때문이다.
고교 교실의 충격은 특히 이 같은 새 입시 지침이 내년12월에 입시를 치러야하는 고2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을 비롯, 전국 고교는 2학년 보충수업을 27일부터 서둘러 시작 ,객관식 4지 선다형·고사에만 길들여져 온 학습방법을 바꾸고 주관식 고사에 대비하는 집중훈련 시행계획을 마련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실업과목을 선택, 제2외국어를 소홀히 해온 지방소재 고교나 일부 사립고교는 주요대학이 제2외국어를 필수선택으로 지정할 경우에 대비해야하는 데도 대학별 요강이 내년 2월에나 나오게 돼 불안해하고 있다.
서울B여고 김모교사 (44)는 『국민학교 때부터 10여년간 객관식 고사에 길들여져 온 학생들에게 1년간의 준비기간만을 주고 30%의 주관식을 요구하는 것은, 무모하다』며『당장 고2생들을 소집, 겨울방학 내내 주관식 문제가 어떤 것이란 훈련을 시킬 계획이지만 참고서적이 전혀 없고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문제가 될지도 알 수 없어 당황하고 있다』 고 했다.
서울E여고는 2학년은 물론 1학년까지도 내주 중에 소집, 주관식 숙제를 내줘 겨울방학을 주관식 훈련기간으로 삼을 계획이다.
지금까지 4∼5%의 학생이 선택, 학교수업에서 외면해온 제2외국어도 학생은 물론 학교로서도 큰 부담이다. 특히 그 동안 실업교과에 편향, 제2외국어는 교사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던 지방 및 일부사립 고교로서는 내년 신학기에 교사를 확보해야하는 어려움을 겪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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