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에 "테니스의 봄"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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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슈투트가르트DPA=연합】「보리스·베커」 (19)와 「스테피·그라프」 (17)두 10대 스타의 활약으로 서독에 테니스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서독 스포츠 기자들은 18일 국기로 간주되어온 축구를 제치고 「베커」 와 「그라프」 를 올해 서독 최우수 남녀선수로 선정, 테니스 팬들을 열광케 했다.
특히 「베커」 는 올해 윔블던대회를 2연패하는 등 테니스 붐을 일으켜 지금은 각 TV가 축구보다 테니스 경기를 더 많이 방영하는가하면 주요도시들은 새로운 테니스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베커」 는 올해 6개 그랑프리 대회를 포함, 9개 국제대회를 석권하면서 「이반·렌들」 (체코) 에 이어 세계 랭킹 2위로 뛰어오르는 최고의 해를 맞았고 1백46만4천3백24달러 (약 12억5천9백만 원) 의 상금을 벌어들여서 독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변모했다.
포핸드가 특기인 신예 「그라프」 또한 올해 8개 대회를 석권, 여자부 랭킹 3위에 올랐는데 미국의 「마르티나·나브라틸보바」 「크리스·에버트토이드」, 그리고 체코의「하나·만들리코바」 에만 패했을 뿐 다른 선수들에게는 전승을 기록해 세계 테니스 계의 무서운 10대로 손꼽히고있다.
「그라프」 는 지난 5월의 서독 오픈에서 「나브라틸로바」를 3-0으로 완파했으며 전미오픈 준결승에서는 「나브라틸로바」 를 상대로 3차례나 매치 포인트를 기록하는 접전을 벌였다.
올해 「베커」 는 국위 선양 면에서도 정치가들이 지난 10년간 쌓아온 것보다 더 많은 공적을 남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베커」 는 유엔아동보호기금(UNICEF) 대사로 활약했는가 하면 미국 백악관을 예방했고 또 로마에서 교황을 알현하는 등 눈부신 외교활동을 보였다.
대포알 같은 강 서브와 포핸드가 주무기인 「베커」 는 올해 윔브던 결승을 비롯, 「렌들」 을 3회나 이겼는데 반면 가장 최근에 뉴욕에서 열린 마스터즈 결승에서는 3-0으로 완패해 호각세를 보이고있다.
아뭏든 서독은 이들 두 10대 스타의 활약으로 침체에 빠진 테니스의 르네상스를 맞으면서 멀지않아 세계 테니스 강국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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