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진정한 의회주의에 복귀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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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김현규 신민 총무>
김현규 신민당 총무는 정기국회가 신민당 불참 속에 파행 상태로 막을 내린 데 대해 『이유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말하고 민정당에 대해 『진정한 의미의 의회주의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김 총무는 이번 정기국회를 결산하면서 『당초 이번 국회가 개헌 국회이면서도 예산국회라는 점에서 민생문제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었는데 민정당의 예산안 단독통과로 실질적인 소득을 못 거둬 국민들에게 미안하다.』면서『그러나 이번 국회 과정에서 뒷전에 밀려있던 몇 가지 심각한 문제점을 부각시킨 것은 성과라고 본다.』 고 말했다.
부각시킨 문제점으로는 △조감법에 의한 대기업의 특혜 △1천만 농어민의 부채 △1천만 근로자의 저임금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예산안중 1천5백억 원 정도 삭감할 수 있었는데 신민당이 스스로 포기하고 민정당으로 하여금 변칙 처리토록 돌아갔다는 지적이 있지 않습니까.
『사실 다소 아쉬운 대목입니다. 마지막 협상 때 나온 중재 안, 즉 예산안 1천5백여 억원 삭감과 농가 부채상환 기간연장 서울대회 무산에 대한 국무총리 및 관계장관의 유감표명 등은 국회포기보다 유리하다는 판단도 있었습니다. 총무간에 시간을 갖고 계속 협의키로 한 것인데 우리 쪽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단독처리를 해버렸어요.
상호 노력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는데도 고의로 생략했다고 밖에 볼 수 없어요. 결국 여당에 여유가 없었던 것이 파행의 원인이었지 신민당이 그쪽으로 몰고 간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당시 양당대표간 전화 협상에서 그렇게 합의가 된 것을 동교-상도동계 양대 계파가 제동을 건 게 아닙니까.
『글쎄요. 민정당이 애초부터 협상하려는 의지가 결여돼 있었던 게 문제의 핵심이죠. 우리 쪽의 실수라면 그러한 상대라는 것을 잠시 잊고 협상 기회가 또 있을 것이라고 판단을 잘못한 것뿐 이예요.』 상임위 불참은 결과적으로 문제법안을 무더기 통과토록 눈감아 준 결과가 됐다는 지적도 있던데요.
『한미통상과 관련된 특허법 저작권법 영화법 등의 개정안은 문제점도 많고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심대해 이의 저지투쟁을 위해 상임위는 참석한다는 방침이었읍니다. 그러나 민정당은 여야협상 도중 상임위를 단독 운영함으로써 야당의 등원명분, 즉 사다리를 치워버리지 않았습니까. 이는 정당정치의 근본적 부정이며 의회정치의 틀을 파괴해 버린 처사로 날치기 통과보다 더 용납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신민당도 당론을 몇 차례 번복하는 등 갈팡질팡 했던 게 사실 아닙니까.
『모양이 좋지 않았던 대목이 있었음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민정당이 개헌안을 단독 발의하겠다고 했다가 여론에 밀리자 합의 개헌에 노력하겠다고 후퇴하는 등 왔다갔다하니까 우리의 대응도 뒤바뀐 것이라 볼 수도 있지 않습니까.』
-당론 번복 과정은 계파간의 이해가 엇갈린 데서 나온 것으로 분석됩니다만 .
『계파정치가 꼭 나쁜 것은 아니잖아요』
l2.16 여야대표 회담으로 대화 및 헌특 재개의 기반은 조성됐다고 보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계획입니까.
『대표회담에선 별 성과가 없었잖아요. 헌특시한 연장은 이미 총무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이고, 헌특 재개부분은 결렬된 것으로 봐야죠. 개헌 문제에 대해선 현 대통령의 임기와 결부시켜 계산할 때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고, 가까운 시일 내에 정국이 호전될 수 있는 호재나 계기가 없을 것으로 보여 본격적인 대여 접촉은 토벌한 당명이 없는 한 좀더 관망해가며 검토해 볼 참입니다』

<허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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