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교차 승인 당분간 어려울 듯"-전 미 CIA국장 「콜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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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월리엄·콜비」전 미 중앙정보국(CIA)국장은 17일 한미간의 무역마찰이 원만히 해결되면 양국 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며 이 같은 관계강화는 한국의 안보강화와 직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콜비」전 국장은 일해 연구소가 주최한 한미의원 세미나인 「안보차원에서 본 한 미 무역 마찰」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5일 내한했었다.
다음은 그와의 회견내용.
-한 미간의 무역과 안보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양국간의 무역마찰이 해소된다면 한미간의 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같은 관계 강화는 한국안보에 대한 미국의 지원강화로 이어져 결국은 한국의 안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무역마찰이 해소되지 않으면 미국은 한국안보를 외면할 것인가. 미국은 한국의 안보와 무역수지 개선 중 택한다면 어느 쪽을 좇을 것인가.
▲무역문제와 한국의 안보는 모두다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두 문제는 두 나라간의 이해와 양보로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 무역개방정책을 실시하면 한국은 물론 미국 두 나라의 경제발전에 모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한국 안보상태를 어떻게 보는가.
▲한국국내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은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그리고 정치적으로 상당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정치적 발전이 다른 분야에 비해 좀 뒤쳐져 있으나 경제발전에 상응하는 진전을 보게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북한 측면은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한국은 북한의 군사력과 호전성에 대해 인식을 새로이 해야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남북한 교차 승인의 가능성
▲중공과 소련이 북한 때문에 쉽게 한국을 승인할 수 있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중·소 두 나라는 태평양지역에서 미국과 대결을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남침도 원하지 않고 있다.
-낭설로 밝혀졌지만 김일성 사망 설과 관련, 북한에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는가.
▲내가 아는 한 북한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김일성 사망 설은 북한에 대한 첩보 분석의 혼란 때문인 것으로 안다.
-미국의 이란게이트는 어떻게 진전될 것으로 보는가.
▲미 의회의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돼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이 문제는 몇 달 간 계속될 것이다.
-「레이건」대통령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레이건」대통령은 미국의 정책을 폭넓게 보고 이를 다룰 뿐 모든 세세한 부분까지 다루지 않는다. 무기거래 대금을 니카라과 반군지원 자금으로 전용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미 국가안보회의(NSC)의 위원인 「케이시」CIA국장은 「노드」중령 등의 작전을 알고 있었다고 보는가. 전직 책임자의 입장에서 말해 달라.
▲미CIA는 세계의 모든 일을 다루고는 있지만 미 국내문제에는 크게 간여하지 않는다. CIA국장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케이시」국장은 대이란 무기거래 사실은 알고있었다. <진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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