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스토리] 스타트업 업그레이드 돕는‘멘토의 멘토’… 멘토링 교육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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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협회와 미래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멘토링 서비스의 질적 업그레이드를 위해 ‘창조가디언스 멘토십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벤처기업협회]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스타트업 대표는 표정이 떨떠름하더군요. 내키지 않는데 정부지원사업을 하려면 하는 수 없이 멘토링을 해야 한다고 하니 별 기대 없이 시간을 냈다고 하는데 얼굴이 후끈했습니다.”

“자기는 연구원 출신인데 당신은 연구소 출신도 아니고 어떻게 멘토링을 해줄 수 있느냐며 제 자격에 시비를 걸더군요.”

지난 5월 창조경제혁신센터 소속 멘토단 워크숍에서 멘토가 털어놓은 고충들이다. 멘토들은 풍부한 사회경험이 있고 창업 관련 유경험자이기에 충분히 스타트업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 멘토는 “스타트업을 도와주다 보면 이런 저런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이렇게 부정적인 반응과 대우는 가끔 회의감을 갖기에 충분하다”며 “내 경험이 아닌 분야까지도 해결해주길 바라는 스타트업도, 멘티에 대한 연구도 없이 바로 문제해결부터 해내라는 지원기관의 요청도 힘들고 이제 멘토링이 버겁기까지 하다”고 밝혔다. 지쳐가는 멘토에게 격려가 필요하다. 그래서 멘토들도 ‘이제 멘토도 멘토가 필요해’라고 말한다.

◆멘토와 스타트업이 만나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다=창조경제시대를 맞아 창업붐이 다시 조성되면서 스타트업은 물론 지원사업 참여자도 많이 늘어났다. 이 중 가장 대표적 분야가 ‘멘토’라 할 수 있다. 특히 창업선배로서 후배 창업가를 돕는 ‘연쇄창업가(Serial Entrepreneur)’가 등장하면서 멘토의 역할에 대한 기대치와 멘토링 효과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아졌다.

창업자에게 경험이 풍부한 멘토는 막연한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실마리가 되어주는 중요한 존재이다. 경험 많은 멘토와 창업자 멘티가 만나기만 하면 이뤄질 수 있다고 믿는 멘토링은 ‘멘토’ ‘멘티’ 간 일정기간 동안의 이해를 토대로 한 신뢰를 기반으로 했을 때 효과를 제대로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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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맞는 멘토링 체계와 운영이 필요=현재 국내에는 민간 창업지원기관과 창조경제혁신센터 멘토단을 포함해 다양한 멘토링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멘토링 과정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멘토링 교육 등은 아직 초보상태다. 올해 들어 창조경제혁신센터 멘토단의 경우 체계적인 멘토링 교육과정을 처음 접하며 멘토의 역할과 효과적 멘토링에 대한 개념을 갖추게 됐다. 교육과정을 수료한 멘토들은 한결같이 ‘새로운 관점으로 멘토링 접근 방법을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한 멘토는 “양적성장을 추구하는 국내 창업생태계에서 효율과 효과를 추구하는 멘토링은 보다 체계적 시스템으로 육성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의 멘토링 환경에서는 운영주체가 매우 중요해 이들이 멘토의 역할과 멘토링 과정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갖추고 운영시스템을 구축해나가는 것이 국내 창업생태계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멘토링 업그레이드를 돕는 창조가디언스 멘토십 프로그램=벤처기업협회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멘토링 서비스의 질적 업그레이드를 도모하고 있다. 좋은 멘토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창조가디언스 멘토십 프로그램’을 올 초부터 운영하고 있다. 전국 18개 센터에서 선발된 멘토들이 멘토의 역할과 멘토링스킬을 학습하고 자신의 멘토링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로 삼는다.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는 멘토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경험을 나누고 필요한 정보를 구하는 네트워킹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송덕순 객원기자 song.deoks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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