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이번엔 필리핀서 호위함 2척 3700억 수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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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필리핀에서 총 3700억원 규모의 최신예 호위함 2척을 수주했다. 10월 들어 벨기에· 그리스 선사로부터 각각 유조선 2척씩을 수주한 데 이어 한 달 새 3건의 수주다.

올들어 유조선 등 3조 가까이 계약
러시아와도 7500억 규모 협상 중

현대중은 2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2600톤급(배수량) 호위함 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호위함은 길이 107m, 폭 12m 규모의 다목적 전투함으로, 함대공 미사일과 어뢰 등을 장착한다. 현대중공업은 “프랑스·스페인 등의 방산전문 조선소와 경합을 펼친 끝에 8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협상을 거쳐 최종 계약에 성공했다”며 “최신예 한국형 호위함 3척을 건조한 경험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현대중은 지난 7월에도 뉴질랜드에서 2만3000톤급 군수지원함 1척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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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지난 17일 그리스의 EST사와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 시기는 2018년으로, 계약금은 척당 5700만 달러로 알려졌다. 또 같은 종류의 선박 3척이 옵션으로 포함돼 있어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다. 앞서 3일엔 벨기에 선사 유로나브로부터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2척을 수주했다. 수에즈막스급은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유조선을 말한다. 24일 현재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은 올해 유조선 12척, 가스선 3척, 기타 4척 등 선박 19척, 약 2조8000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4분기 전망도 괜찮다. 현대중공업 측은 지난 9월 러시아 국영 선사인 소프콤플로트의 유조선 12척 발주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 통상 최종 계약까지는 두 달 정도가 소요된다. 11월에도 7500억원의 추가 수주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투자의 박무현 연구원은 “러시아가 원유 생산 을 늘리면서 탱커(유조선) 수요가 함께 늘고 있어 현대중공업의 주력 선박인 탱커 수주 전망도 밝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조선업 구조개편이 한창인 가운데 연속 수주가 현대중공업의 입지 강화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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