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스파르타식 훈련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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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선수들은 마치 여성들이 춤을 추듯 아름다움에 중점을 두는 것 같다. 레슬링은 다른 경기와 달리 폭발적인 파워와 격렬함이 요구되는 종목이다.』
체육부의 외국인 코치 초청 계획에 의해 내한, 2주일째 태릉훈련원에서 대표선수들을 지도하고있는 헐가리의 「헤게디스·자바」코치(38)는 한국선수들의 훈련방법을 혹평한다.
「자바」코치는 레슬링은 다이내믹한 경기이므로 『훈련은 경기처럼, 경기는 훈련처럼』해야하는데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선수들도 잘못된 훈련을 하고있다고 지적한다. 「자바」코치는 훈련중 선수가 지시를 따르지 않을 때는 주먹으로 복부를 쥐어박기가 일쑤여서 레슬링장에는 어느때보다 긴장감마저 돌고 있다. 『한국선수들은 하체는 나무랄데가 없으나 상체가 비교적 약하다. 따라서 스탠드경기보다 그라운드경기에서 취약점을 보이는 것 같다.』
「자바」코치는 한국선수들이 기술적응력이 빠르고 한결같이 열성적이어서 앞으로 정신력을 보다 강화하면 서울올림픽에서 2∼3개의 금메달은 따낼것 같다고 내다보았다.
유럽국가들은 빈번한 교류로 서로 상대의 장점을 보고 얻을 기회가 많지만 아시아국가들은 이 점에서 결정적으로 뒤지고있어 해외원정을 자주해야겠다고 「자바」코치는 강조한다.
김익종총감독은 『한달간 지도로 큰 효과를 바랄 수는 없다. 다만 그의 실전경기를 방불케하는 혹독한 훈련방법은 국내의 지도자들에게 감명을 주었다』고 말한다.
그레코로만형 82㎏급에서 7l년 세계선수권대회와 72년 뮌헨올림픽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따낸 「자바」코치는 법률학박사로 여러대학에서 체육학을 강의하고 있다. 체육성차관 물망에도 올랐던 그는 헝가리 레슬링연맹 경기담당 총책임자이며 체육전반에 걸쳐 고문역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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