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정국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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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엔릴레」 국방상을 해임,축출함으로써 필리핀 정계의내분과 쿠데타 위협의 한 국면을 넘겼다.
반 「마르코슨 쿠데타의 수훈자인 「엔릴레」 는 「아키노」 여사의 대공 온건노선과 의회 해산및 신헌법 국민투표와 대통령신임연계를 통한 대통령의 임기연장등에 불만을 품고 도전해 갔다.
지금까지 필리핀정치에 깊이 개입되어 영향을 미치는 세력은 넷으로 암축될수 있다.
「아키노」 는 비조직 정치세력인 국민층의 광범한 지지를 받고 있다. 「신」 추기경의 가톨릭과 지식인, 노동자, 그리고 미국의 강력한 지원을세력기반으로 하고 있다.그는 공견게릴라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하려고 좌우화해를 추구, 군과 보수파의 비판을 받아왔다.
「엔릴레」는 비록 「마르코스」를 배신하여 쿠데타를 성공시키기는했지만 구체제의 잔당을 대표하여 보수세력의 이익을 옹호해 왔다.
그는 「마르코스」 독재체제 구축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데다 부정,부패가 심해 도덕적 권위를 상실하고 있었다.
부통령겸 외상인 「라우렐」 은 정통야당의 조직세력과 재벌의 지지를 받고 있다. 협기 대통령을 꿈꾸는 그는「아키노」 의 임기연강에 반대한다는 점에서 「엔릴레」 와 입장을 같이해온 「아키노」 의 라이벌이다.
참모총장인 「라모스」 는 중도우파로 점진적인 개혁을 추구하는 군부 실력자다. 그는 「아키노」 의 대통령직을 유지해 주는 물리적 기반이 되어 뫘지만 정부의 공견게릴라문제 온건정책에는 불만이다.
이번 「엔릴레」 중심의 군부 우익보수파의 거사에서 「라모스」 는 「아키노」 를 지지, 「엔릴레」 거세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필리핀의 내연하는 정치적 불안정이 완전히 진정된 것은 결코 아니다. 문제는 「아키노」 의 정치기반이 취약한데 있다.
그가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생리적으로 보수적인 군부의 신뢰는 아직 유동적이다.
더구나 그가 신헌법 국민투표와 대통령 신임투표를 연계시겨 대통령선거를 실시하지 않음으로써 보수파와 부통 야전, 그리고 군부로부터의 항의를 받고 있다.
비록 그가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해도 혁명을 통해 짐권한이상 선거를 통해 국민의 신임을물어서 정통성을 제도화돼야 함에도 그는 이 절차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엔릴레」 의 축출로 「아키노」 정부는 부패한 구세력을 제거, 한층 참신한 이미지를 부각시킬수있게 됐다.
「엔릴레」 의 실패는 구세력의 롤백이 좌절됐음을 의미한다. 그것은아무리 경륜이 적고 지지기반이 견고하지 못한 정치지도자라해도 자유와 민주주의를 철저히 견지하고국민적 신뢰를 얻으면 안정된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다는 교훈이기도하다.
지금 필리핀의 정치적 당면과제는 신헌법의 통과여부다. 지금으로서는 「아키노」 에 대한 국민적 지지때문에 통과될 것이라는 예측이강하다.
그러나 대통령선거의 거부때문에 군부와 「라우렐」 파 야당의 불만은 그대로 남아있다.
이 불만을 어떻게 여과하고 소화하느냐에 따라 「아키노」 정부의 안정은 좌우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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