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연굴뚝 신고하자 욕하면서 전화끊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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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유경수<서울 성북2동85의75>
며칠전 토요일 하오 정독도서관에서 나오다가 안국동역부근 목욕탕 굴뚝에서 시커먼 연기를 마구 내뿜는 것을 보았다.
이 매연 때문에 파란 하늘은 보이지도 않게 되었고 지나가는 사람들까지 고통을 받았다.
얼른 그곳을 빠져나와 집으로 가는 길에 마침 삼선교지하도에 콜박스가 설치돼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좀전에 목격한 일을 알리려고 벨을 눌렀다. 얼마후『네』하는 목소리가 들려 나는 위치와 상황을 설명하고 제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자 느닷없이 전화를 받던 사람은『야 이××야, 거기서 안국동이 보여』라며 내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전화를 거칠게 끊는 것이었다.
밝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콜박스를 설치해놓고도 시민의 제보를 이런식으로 받아들인다면 어느 누가 콜박스를 이용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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