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무용가들 서울공연러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86년 가을의 무용무대에서는 유독 지방무용가들의 서울 원정공연이 활발하여 관심을 모은다. 7∼8일 호암아트홀에서 한국창작무용을 공연하는 이영희씨의 인천 시립무용단을 비롯하여 지방무용인이 중심을 이룬 한국 발레연구회(회장 홍정희) 86년 정기공연이 8∼9일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열리며 이어 17일에는 광주시립무용단(단장 박금자)이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창작발레 『심청전』을 공연한다.
이보다 앞서 이미 가을시즌에 부산의 장정윤씨(동아대교수·현대무용), 인천에서 활약중인 정숙경씨(인천전문대교수·현대무용)등 지방무용인들의 서울공연이 있었으며 한국 발레협회(회장 임성남)의 제6회 공연에서도 부산의 조숙자씨(부산대교수), 수원의 최성이씨(수원대교수) 등 지방무용가들이 참여했다.
이러한 지방 무용가들의 서울원정공연은 『서울의 관중들에게 지방 무용수준을 알리는 계기가 될뿐 아니라 자칫 중앙으로부터 소외감을 갖기 쉬운 지방무용가들에게 큰 자극과 격려가 된다』는 것이 광주 시립무용단 박금자단장의 얘기.
『아무리 열심히 춤을 춰도 지방무대에서만은 빛이 나지 않지요. 좀더 수준 높은 관중, 전문적인 평론가들 앞에 서보고 싶다는 열망 때문에 모두들 힘들게 서울무대를 밟으려 합니다』 고 인천 시립무용단의 상임안무자 이영희씨는 얘기한다.
한국 발레연구회 홍정희회장(이대교수)은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운 여건임에도 열심히 춤을 추는 지방무용인들을 중심으로 이번 정기공연을 꾸몄다』고 말하며 그들 지방무용인들에게 서울무대를 밟을 기회가 거의 없는 것을 아쉬워한다.
올해로 창단 10주년을 맞은 광주시립무용단은 81, 83년에 이어 이번으로 세 번째 서울무대를 밟는 것인데 공연작 『심청전』은 지난5월 광주시민회관 무대에서 초연한 것이라고 한다. 12월중 부산·광주공연도 할 계획이다.
『서울시나 문예진흥원·무용협회 등이 조금이라도 지방과 서울의 문화교류에 관심을 갖는다면 지방 무용단의 서울공연이 그렇게 힘든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 지방에서 일단 초연한 작품이니까 공연장만 알선해주는 정도라도 우리에겐 큰 힘이 되지요』 박금자단장은 중앙관서나 무용단체등의 유기적인 협조관계를 크게 아쉬워한다. <박금옥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