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 벗어나는 국내 실악기|가을 연주회 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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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올해 음악계의 흐름을 특징짓는 잦은 실내악 연주활동이 11월 들어 피크를 이루어 「실내악의 불모지대」로 불렸던 우리나라 음악계에 실내악이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들어 6개 이상의 실내악단이 창단돼 창단연주를 가진데다가 이번 달에도 실내악경연대회·실내악 창작곡발표의 밤을 위시해 10여 차례의 실내악·연주회가 잇달아 마련돼 실내악 붐이 절정에 달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이달 들어 이미 한국음악협회는 서울음악제의 일환으로 「실내악의 밤」(4일)을 가져 여섯 작품의 실내악창작곡을 발굴해 냈으며 여성연주자 12명으로 이루어진 전문연주단체인「서울아카데미앙상블」도 6일 정기연주회를 끝냈다.
8일(하오5시)에는 지난8월 피아니스트 박은배씨를 주축으로 이종숙(바이얼린·서울대교수) 이혜경(중대교수) 최승룡(비올라·KBS교향악단 단원)씨 등 12명으로 구성된「한국페스티벌앙상블」이 실내악연주를 위해 마련한 전용 홀(서울 당주동 미도파광화문빌딩)에서 실내악 활성화를 위한 정기무료연주회를 갖는다.
12일에는 바이얼리니스트 김민씨(서울대교수)가 이끌며 20년의 실내악연주 전통을 갖고 있는 「서울바로크합주단」이 세계정상급바이얼리니스트 「살바토레·아카르도」와 호암아트홀에서 「바하」의 『바이얼린협주곡 제2번』등 4작품을 협연한다.
지난7월 동양의 오키스트러로는 처음으로 빈 여름음악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던 「서울쳄버오키스트러」(상임지휘 김용윤이대교수)도 12일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공연을 갖게되며 KBS교향악단은 18일과 24일 국립극장소극장에서 2회에 걸쳐 피아노 트리오 연주회등을 갖는다.
이외에도 17일 문예회관대극장에서 한국음악펜클럽 1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송경화(플루트) 임명진(하프) 백청심(첼로·서울대교수)씨가 「라벨」의 『트리오소나타』를 연주하며 박은희(피아노) 윤영숙(첼로·서울대교수) 이택주(바이얼린·서울시향악장)씨도 백병동씨(서울대교수)의 『클라비어·피아노, 그리고 첼로를 위한 트리오』를 연주하다. 또한 『잦은 실내악 연주를 통해 우리나라 음악계를 이끌어갈 꿈나무들의 자질향상을 꾀 하겠다』는 서울시 소년소녀교향악단에서도 24일(세종문화회관 소강당) 피아노 3중주·플루트3중주·바순 3중주 등으로 이루어지는 실내악연주회를 갖는다.
한편 올해 들어 창단된 실내악단으로는 지난2월 창단돼 설악산에서 야외음악회도 가졌으며 전용 홀도 마련해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는 「예음클럽」(리더 이택주)과 5월 창단연주회를 가진 오순화·이동우씨 등 4명으로 구성된 「메이쿼텟」, 지난 8월 첫 공연을 가진「서울시향쳄버」(리더 김영준·서울시향악장)와 「한국페스티벌앙상블」등 6개 이상이다.
이같이 실내악이 붐을 이루는 현상에 대해 음악평론가 이상만씨는 『실내악은 쓸데없는 얘기를 모두 배제한 음악의 정수』라고 표현하면서 『오키스트러공연등 외형적인 것에 치우쳤던 우리음악계에 실내악연주운동이 일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질과 내용중심으로 우리음악계가 성숙하고 있음을 입증 해주는것』이라고 말한다. <고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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