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형제 공무원 세상 떠나며 퇴직연금 전액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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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식(왼쪽)·광명 형제

울산의 형제 공무원이 세상을 떠나며 남긴 퇴직연금 전액이 모교에 기부됐다.

울산시와 울산 동구청에 따르면 고(故) 조광식(형)·광명(동생) 형제의 유가족은 17일 오후 퇴직연금 급여 1억2400여만원을 두 형제의 모교인 현대고교 류광열 교장에게 전달했다. 형 조광식 주무관은 1997년 7월부터 20년 동안, 동생 조광명 주무관은 1993년 8월부터 22년 동안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2015년 3월과 지난 8월 연이어 세상을 떠났다.

현행 공무원연금법상 형제·자매가 유족의 범위에서 제외됨에 따라 남은 가족들은 부모 없이 미혼인 형제의 퇴직연금을 두고 고민하다 ‘공무원 퇴직연금 특례급여 제도’에 대해 듣고 기부를 결심했다. 이 제도에 따르면 공무원이 직계 가족, 배우자 없이 사망해 연금수급권자가 없을 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한도의 금액을 기관장에게 지급, 기념사업 등에 사용할 수 있다.

형제의 누나인 조민솔씨는 “동생들의 퇴직연금이 모교 후배를 위한 좋은 일에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류 교장은 “형제의 기부를 지속적으로 기념할 수 있게 학생과 지역주민에게 널리 알리고, 기부금을 풋살장 설치, 장애·불우학생의 장학금, 교지 발간비 등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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